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적정성 평가 자료를 받기 위해 의료기관에 삭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허혈성 심혈관 평가를 놓고 대한심장학회와 심평원의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대한심장학회 등에 따르면 심평원의 평가 위원이 최근 경기도에 있는 대학병원장을 만나 허혈성심질환 자료 협조를 요청하며 삭감분을 보전해준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병원만 6억원, 계열 전체 삭감액은 약 2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무마해주겠다는 은밀한 제안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곧바로 병원 의료진에게 전해졌고, 해당 병원 교수가 심장학회에 이를 제보하면서 의혹이 일파만파 퍼져가고 있는 중이다.
심장학회 임원은 "제보가 사실이라면 심평원이 자료를 내지 않는 병원들을 돌며 당근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며 "명백한 월권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심평원은 평가 위원과 B대학병원 측은 만남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거래가 오고간 것이 아니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사자로 지목된 A위원은 "지난달 30일 B대학병원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평소 친분이 있었던 터라 개인적으로 자료 제출을 부탁한 것"이라며 "대화과정에서 다른 적정성평가를 비롯해 삭감 부분에 대한 얘기도 나왔지만 딱 거기까지일 뿐"이라고 선을 긋었다.
이어 "나는 진료비 삭감, 환수, 이의신청 등의 처리 과정에 전혀 개입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며 "내가 해줄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얘기했고 병원에서도 해당 진료과장이 결정할 부분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해당 내용을 병원 의료진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교수는 의혹히 확산되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환자 시술 중이라 잠깐 얘기를 듣다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나왔다"며 "류마티스 검사 삭감분에 대한 이야기는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나도 전해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