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기한 파업으로 곤혹을 치른 서울대병원이 또 다시 깊은 수렁에 빠졌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27일 오전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차 파업과 동시에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1차 총파업은 노조원 300여명 참여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3차 파업에 나선 노조원은 400여명으로 늘어난데다가 무기한 파업으로 그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병원 파업대책본부 현정희 부본부장은 "3차 총파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이 '돈벌이 의료'로 전락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돈벌이 의료'란, 최근 서울대병원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헬스커넥트 사업 추진, UAE왕립 칼리파병원 위탁 운영 및 의료인력 파견. 첨단외래센터 설립 등.
이 같은 병원의 사업이 의료영리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게 노조 측의 우려다.
현정희 부본부장은 "병원 측은 시계탑 지하를 6층까지 뚫어서 첨단외래센터를 구축, 각종 부대사업을 통해 돈을 벌겠다고 한다"면서 "이런 상태라면 조만간 영리적 복합 쇼핑몰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첨단외래센터 설립에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고 이를 위해 환자 검사를 늘려야 할 것이며 의사들은 환자 진료를 더 해야하고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돈벌이 병원으로 전락하는 서울대병원이 부끄럽다"면서 "병원은 헬스커넥트 사업을 철수하고 첨단외래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고위관계자는 "노조의 요구는 임금 16.7%인상인데 이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서 "현재 노조의 파업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약 50여차례의 교섭을 성실히 임하고 있다"면서 "무기한 파업이 장기화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해 10월 무기한 파업에 돌입해 13일만에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