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현지조사를 앞두고 상급종합병원으로 살아남기 위한 각 병원의 생존전략이 치열한 상황이다.
29일 병원계에 따르면 상급종병 지정에 사활을 걸고 내달 실시하는 현지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지정 경쟁이 치열한 서울, 경남권 지역에 위치한 중소 대학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 감소까지 감내하는 분위기다.
서울지역 A대학병원은 중증도를 높이기 위해 각 진료과목별로 경증환자를 최소화하고 있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최근 응급실에 내원하는 소아환자 상당수는 가능한 입원 치료하지 않고 응급실에서 진료를 마치도록 하고 있다"면서 "경증환자 수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증환자 수가 줄어든 만큼 당장 병원 수익이 감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증도를 높여야 상급종합병원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갑자기 중증환자를 늘릴 수 없으니 경증환자 모수를 줄여서 중증도를 높이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당장 병원 수익 감소에 따른 경영악화도 우려스럽지만 그보다는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잃었을 때 손실이 더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털어놨다.
B대학병원은 암병원을 특화함과 동시에 암 등 중증환자가 아니면 가능한 외래 진료로 치료하고 있다.
특히 정형외과는 골절 등 경증환자는 2차 병원으로 전원하고, 중증도 높은 환자를 진료하도록 하는 등 중증도 높이기에 한창이다.
C대학병원도 수시로 각 의료진의 진료 중증도 현황을 체크, 해당 의료진에게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최근 상급종병 지정을 준비하면서 경증 환자를 줄여나가는 것은 예상치 못한 순기능"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병원들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목을 매는 이유가 뭘까.
일단 3차병원이라는 명예를 유지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3차병원에서 탈락할 경우 병원의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도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은 중요하기 때문.
또한 3차병원과 2차병원의 수가 차이다. 요양기관 종별 가산율을 살펴보면 건강보험 환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은 30%가산이 적용되는 반면 종합병원은 25%, 병원은 20%으로 차이가 난다.
의료급여 환자도 상급종합병원은 22%인데 반해 종합병원은 18%, 병원 15%으로 가산율이 낮아진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최근 중환자실 질 평가를 실시하는 것도 상급종합병원 등 일부에 한해 수가를 가산하려는 움직임이 아니겠느냐"라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상급종병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