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가 재원 마련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참여 저조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원장 추호경)이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도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 31억원 중 7월말 현재 6000만원(1.91%, 총 2건)이 지급됐다.
앞서 중재원은 지난해 3월 불가항력 제도 기반구축을 위한 관련 규정을 마련해 의료사고 보상심의위원회를 비상설 조직으로 운영 중인 상태이다.
중재원은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금 재원으로 31억 4357만원을 책정한 상태이다.
하지만 7월말 현재 보상금 지원현황은 분만과정에서 산모사망 2건(의원, 병원)으로 3월과 4월 보상심의위원회를 거쳐 각각 3000만원을 지급했다.
이외 청구된 병원 2곳의 경우, 7월과 8월 보상심의위원회에서 각하(법 시행 이전 사고) 및 미지급(자료 불충분)으로 종료됐다.
더불어 의료분쟁 조정 개시율은 2012년 38.6%, 2013년 39.7%, 2014년(7월말 현재) 47.6% 등 절반을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중재원 측은 "의료기관 참여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조정중재 업무에 대한 불만이나 불신에 기한 기피 보다 의료계 집단적 거부 움직임, 신규제도 관망 분위기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추정했다.
이어 "의료계 및 소비지단체 간담회와 제도개선협의체 운영 등 의사소통을 통해 제도 오해 해소와 신뢰도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면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분담금 부과 대상자 선정 및 부과 징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료계 반응은 싸늘하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중재원 보상심의위원회 등 조정중재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무과실에도 불구하고 분만의료기관에서 30%를 분담해야 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분만 건당 위험 코드를 만들어 의료기관과 산모의 분담률을 조정하고,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재원 관계자는 "분만 의료사고라도 감정절차를 거쳐 불가항력으로 판단될 경우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있다"고 전하고 "의료계와 논의를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2014년도 중재원 인건비(직원 71명)는 총 54억 4600만원으로 이중 상임 조정위원(법조인 6명) 및 상임 감정위원(의료인 6명) 등 12명 상임위원(1인당 평균 1억 1142만원) 인건비가 13억 3713만원(24.6%)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