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 학술 대회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회장 유태욱)가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개원가 수익에 직결된 이른바 '비급여 먹거리'에 집중하는 대신 근거중심의 기본 강좌를 중심으로 '명의되기 프로젝트'를 선보여 호응을 얻은 것이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지난 14일 백범기념관에서 추계 학술대회 및 연수강좌를 개최하고 만성질환관리의 고수되기와 명의되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강좌를 선보였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학회 강좌를 수익, 경영 측면의 비급여 강의보다는 ▲고지혈증 치료의 가이드라인 제시와 ▲무분별한 비만 약제 처방의 허와 실과 같은 근거 중심 강좌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김정하 학술이사는 "개원의들에게 실질적인 것을 알리고 근거중심으로 1차 의료 이끌어나가는 것에 맞춰 학회를 기획했다"면서 "이 때문에 수익, 경영 측면보다 기본적인 강의 주제를 많의 잡아 개원의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메인강좌로 다뤄진 만성질환 관리의 고수되기에서는 ▲심혈관질환 일차예방을 위한 아스피린과 스타틴 사용법 ▲비만 치료 약물의 과거와 현재, 미래 ▲상기도 감염, 이런 때 항생제 처방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최신 진단법 및 노인에서의 맟춤처방 ▲만성질환치료제 중 신기능에 따라 조절이 필요한/상관없는 약제 총정리 등을 망라했다.
의사들이 일반적으로 누구나 다 '안다고' 생각하는 아스피린과 스타틴, 비만 치료 약물, 항생제 등 기초적인 부분을 다시 한번 짚어낸 것이다.
김 이사는 "오히려 메인 강좌를 흔한 질환 위주로 잡아 심혈관계 문제시 스타틴으로 어떻게 치료 어떻게 하는지 등을 다뤘다"면서 "심혈관계에 스타틴을 그냥 주면 되는 걸로 아는 의사들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약물로 치료가 안되는 경우도 있어 이런 부분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지혈증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무분별하게 비만 약제 처방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기존 비만 약과 신약의 장단점을 두루 다뤘다"면서 "항생제 처방의 경우 어떤 상황에서 필요한지 하는 가장 흔하고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시 짚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 방송에서 명의라는 프로그램을 하지만 주로 대학교수가 주축이 됐다"면서 "1차 의료중심으로 개원의사들이 명의가 돼야만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명의되기 프로젝트도 기획했다"고 전했다.
주제강좌인 피부 관련 강좌도 흔한 비급여 먹거리보다 질환 치료법에 집중했다.
피부 진료 고수되기에는 ▲사진으로 보는 습진의 종류 및 치료 ▲티눈, 사마귀의 다양한 치료방법 ▲피부질환 약물치료시 병용 금기 및 주의약물 ▲무좀 치료의 종결자 등을 다뤘다.
피부 쪽만 하더라도 타 학회들이 레이저 치료나 비타민 주사, 필러 사용법을 강의한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김정하 이사는 "피부·미용 관련 학회에서는 주로 비급여 아이템의 시술 방법 등을 소개하지만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이보다 일반적이고 흔한 질환인 습진, 무좀 등을 다뤘다"면서 "미용과 달리 질환을 다뤄달라는 개원의들의 요구가 많았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가정의학과의사회 학술대회장을 찾은 개원의들은 700여명을 넘어서며 3개 세션으로 나뉜 강의장 곳곳이 빼곡히 들어찼다. 이날 다른 학회의 연수강좌가 집중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아이템으로 선방한 셈이다.
김 이사는 "오늘 타 개원의 연수강좌가 굉장히 많은 편인데도 의사 회원들이 우리의 학회장으로 발길을 많이 돌린 것 같다"면서 "회원들이 흔한 비급여 강좌보다 기초에 집중하는 강의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