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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습격사건 환자 "생각만해도 끔찍, 엄벌해달라"

박양명
발행날짜: 2014-10-01 11:55:01

경찰 "뒷감당 어떻게 할려고 공론화하나, 원장과 병원 힘들어 질 것"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인데 기사가 나가면 서로가 껄끄럽잖아요. 나중에 뒷감당 어떻게 하실려고 그래요. 나도 힘들고, 원장도 힘들고, 병원 전체가 힘들어 지는 겁니다."

경찰과 보험사, 건강보험공단 직원의 과잉 압수수색, 일명 수술방 습격사건 당사자인 안 모 원장에게 최근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서초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관계자의 전화였다. 과잉 압수수색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안 원장에게 제보자가 누구냐며 전화를 건 것이었다.

안 원장은 강압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전화 한통에 결국 전면전에 나설 것을 결심했다.

전국의사총연합회는 안 원장을 적극 지원하며 이번 과잉 압수수색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전의총은 안 원장과 함께 1일 과잉 압수수색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과 L보험회사, 건보공단을 허위 공문서 작성, 병원업무방해, 불법행위 가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의총은 고발장 접수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의총 나경섭 공동대표는 "환자상태에 집중해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수면마취 상황에서 경찰도 아닌 보험회사와 건보공단 직원이 의사 동의 없이 수술방에 들어와 의사 집중력을 방해하고 환자 감염 위험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보험회사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대학병원 교수들이 인정한 수술을 의학적 지식이 전무한 보험사 직원들이 판단한 것을 바탕으로 보험사기로 몰아붙일 수 있나"라며 비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안 원장은 "보험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 집단이 모여 있는 학회에 검증 받기를 희망한다. 동료의사, 환자에게 끝까지 싸울 것을 맹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 "생각하기도 싫을만큼 끔찍…같은 피해자 안나도록 나섰다"

기자회견에는 경찰의 수술실 습격당시 전신마취 하에서 비중격교정-비성형술을 받고 있던 환자 명 모씨(26)도 자리했다.

명 씨는 "사건 당일 수면마취 중이었기 때문에 수술실에서 그런 끔찍한 일어났는지는 전혀 몰랐다. 나중에 병원 측 설명을 듣고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면에 나서겠다고 결심한 이유에 대해 그는 "수면마취를 잘못하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번 사건이 잘 해결 되지 않으면 같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생각하기도 싫은만큼 끔찍한 일이다. 정신적으로 혼란스럽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건 관련자들을 엄벌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명씨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