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독감 예방접종 시즌에 접어들면서 접종을 받기 위해 동네의원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그러나 독감 예방접종 시즌에 어느 곳보다 바쁜 곳은 개원가가 아닌 보건소와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복지의원이다. 특히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복지의원의 경우 하루 평균 접종건수가 1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칼타임즈는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복지의원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접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일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 위치한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산하 가족보건의원을 직접 방문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독감예방접종과 성인백신의 동시접종 가격인하 안내문이 눈에 들었다.
▲독감예방접종은 지하 1층에서 실시하고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자마자 접종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수십명의 대기자과 예진표를 작성하는 이들로 발딛을 틈이 없었다.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가족보건의원을 찾는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족 단위'로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대기자들 모두 서너장의 예진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진표 작성과 체온 검사는 한명이 도맡아서 하고 있었다.
▲접수를 마치면 가족보건의원 소속 예진 의사를 만나게 된다. 하루에 수백명 이상의 접종자를 상대해서인지 예진 의사의 목은 잔뜩 쉬어 있었다. 때문에 귀를 가까이 대고 설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예진을 마치면 수납을 하게 된다. 접종비는 소아와 성인 모두 1만 5000원으로 동일했다.
▲수납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자들.
▲수납 후 접종을 위해 강당같은 곳으로 들어가니 3곳에서 동시에 접종을 실시하고 있었다. 1인당 접종시간은 불과 10초 정도로 빠른 접종이 이뤄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접종 대기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인구보건복지협회 "비영리법인이라 저가 접종 가능"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관계자는 "시기마다 차이는 있지만 10월에는 하루 평균 1000명 정도가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며 "가족보건의원은 비영리법인이다. 개인의원과 달리 설립 이유가 영리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저렴한 접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시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방문하면 접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접종 후 예후 관찰은 어렵다는 점은 인천했다.
그는 "전종 전 사후관리 등을 주의사항으로 안내하지만 별도로 예후 지켜볼 수 있는 여건은 안 된다"며 "그러나 접종 후 이상이 있으면 완벽하게 사후조치하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저렴한 접종비용으로 인한 인근 개원가와의 마찰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가족보건의원이 독감예방접종 사업을 1~2년 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 사업과 관련한 개원가의 항의는 없다"며 "보통 의원에서의 독감 예방접종비는 2만5000원~3만원 정도지만 인천 지역 일부 개원가 중에서도 1만 7000원에 접종하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원가에서의 접종비가 높다고 하더라도 갈 사람은 간다"며 "알아본 바에 따르면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가족보건의원을 안 찾고 의원으로 간다"고 덧붙였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가족보건의원 전경.
의료계 "하루 천명 접종…제대로 된 예진·접종 어렵다"
의료계는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의원의 저가 독감예방접종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명희 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저가 접종 때문에 미치겠다. 독감백신 사입가가 1만1000원이니 실제로는 접종 건당 4000원을 받고 놔주는 셈"이라며 "접종자들이 싼 곳을 찾아 몰리니 당연히 개원가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적은 인력으로 수많은 접종을 실시하다보면 접종자의 예후를 제대로 살피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의원에서 예방접종 후 예후관찰을 하지 않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본다"며 "정석대로 해야 안전한 접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1000명을 접종하려면 제대로 된 예진이 될지 의문이다. 예진 과정에서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