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등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주당 평균 5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주당 평균 근로시간인 40시간을 훌쩍 넘긴 수치다.
이로 인해 근로자의 30%는 일이 너무 힘들어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하는 등 근로조건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3월 20일부터 5월 20일까지 보건의료산업 종사자 1만 8263명을 대상으로 근로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17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보건의료종사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48.9시간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40시간을 월등히 넘어서고 있었다.
가장 근무시간이 긴 직종은 경비로 53시간에 달했고 의무기록사가 51.6시간, 사무행정직이 50.5시간, 간호사는 49.1시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렇게 일을 하고도 휴가 등의 복지는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의 평균 개인 연차는 17.7일에 달했지만 사용한 것은 12일밖에 되지 않았고 64.3%는 눈치가 보여 휴가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노동법에 규정된 연차 보상조차 16.2%를 제외하고는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충격을 더했다.
이로 인해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늘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니고 있었다. 직장생활 만족도가 크게 낮다는 의미다.
실제로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절반 이상(57.5%)이 최근 몇년간 노동조건이 크게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업무량이 너무 늘었다는 대답이 65.2%나 됐고 복지가 엉망이라는 답변도 46.9%(복수응답)에 달했다.
또한 현재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건의료 종사자가 54.1%로 절반을 넘어섰으며 이들의 38.6%는 근무가 너무 힘들어 견딜수가 없다는 하소연을 했다.
이러한 이유로 평균 근속년수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었다.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9.5년에 불과한 것. 10년 넘게 병의원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40%도 되지 않았다.
특히 간호사들은 근속연수가 7.5년에 불과했고 10년 이상 근무하는 간호사는 간부를 제외하고는 찾는 것이 힘들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복지나 처우는 계속해서 안좋아지고 있는 반면 대다수 병의원들이 토요 근무를 확대하며 근로시간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법적으로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조사결과는 OECD 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인력부족 상태가 어떠한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나서야할 시점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