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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 '의정협의 부정', 해프닝으로 마무리?

발행날짜: 2014-10-18 05:55:42

조 위원장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비대위 "발언 전 내부 논의 없었다"

조인성 비대위원장의 의-정 이행추진단 협의 내용 전면 부정 발언을 두고 '특단의 조치' 카드로 서로 맞섰던 의협과 비대위의 갈등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전망이다.

의협은 공문을 보내 해당 발언의 진위 여부 파악에 나섰지만 이미 조 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는 취지로 한 발 물러선 데다가 집행부의 입장 표명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의협은 비대위에 공문을 보내 조인성 위원장의 '의정합의 무효 선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조인성 공동위원장은 복지부 국정감사장 앞에서 의협 집행부와 복지부가 진행한 의정합의 이행추진단 협의 내용과 지난 5월 원격의료 시범사업과 관련한 내용은 모두 원천무효라고 선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의협 추무진 회장은 "조 위원장의 발언은 협회의 정통성을 부정할 뿐 아니라 정부와의 협상에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같은 발언이 비대위 전체의 입장일 경우 특단의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의협 관계자는 "집행부 파견 위원이 16일 개최된 비대위 화상회의에 참석해 해당 발언의 진위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며 "반면 비대위는 정식 공문으로 질의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즉답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집행부 차원에서 공문을 작성해 보냈다"면서 "답변이 오는대로 향후 조치에 대한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의 재 요청에도 불구하고 비대위가 즉각적인 답을 내놓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조인성 위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원격의료 시범사업까지 포함해 합의한 의정합의는 무효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고 의정합의에 대한 비대위원들 내부의 통일된 의견도 없기 때문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발언 자체가 개인 의견이 아니라 복지부가 했던 의정합의 파기 선언을 재인용한 것이다"면서 "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의정합의안의 원본 확인과 38개 아젠다와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분리해 논의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물은 후 집행부에 답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발언이 개인 의견인지, 비대위 전체의 의견인지를 정확히 말하기도 어렵다"며 "최근 의정합의 무효에 대한 입장을 비대위원끼리 서로 공유하거나 논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에서 열린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는 원격의료 저지는 비대위가 맡고 나머지 협상은 의협이 하기로 교통정리를 했다"며 "조 위원장의 발언이 명확치 못했다는 점에서 마치 비대위가 전권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식으로 오해를 불러온 것 같다"고 했다.

조인성 위원장 역시 "해당 발언은 원격의료에 대한 전권이 비대위에 있는데도 집행부가 나서서 복지부와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포함한 의정합의를 한 것은 무효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며 "지금도 시범사업을 포함한 의정합의는 무효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행간에 의미가 축소되다 보니 마치 집행부가 추진한 의정합의 내용 전체를 부정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비대위도 만일 시범사업 항목과 36개 아젠다를 나눠서 협상할 수 있다는 복지부의 입장 표명이 있다면 아젠다 협상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번 논란은 조 위원장의 행간의 의미가 삭제된 함축적 발언이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오해 해프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