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6년차. 전립선비대증 수술인 홀렙 수술(HoLEP)만을 고집했다. 약 5년동안 2000건 넘는 사례가 쌓였다.
서울 퍼펙트비뇨기과 문기혁·한병규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최근 대한비뇨기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비뇨기과 의원에서 시행한 홀뮴레이저 이용 홀렙수술 2042례'를 주제로 우수 연제 발표를 했다.
2009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204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홀렙수술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수술 성적도 좋다. 평균 재원일수는 2일, 재수술률은 1.8%, 수혈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홀렙수술은 홀뮴레이저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5년 전 도입된 후 기존 전립선 수술보다 재발률이 낮고, 회복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홀렙수술이 기존 수술보다 더 나은 효과를 갖고 있지만 홀렙수술을 하는 개원의는 전국에서 10곳이 채 되지 않는다. 대학병원까지 포함해서 전국에 홀렙수술 장비는 약 40대가 보급돼 있다.
문기혁 원장은 수술 효과가 좋음에도 수술을 실시하는 기관이 적은 것은 투자 대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홀렙수술을 하려면 입원실까지 해서 최소 50평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건물 임대료가 워낙 비싼데 홀렙수술은 급여가 되기 때문에 환자 본인부담금까지 더해도 9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1인실 등 병실료를 통해 비급여를 더한다고 해도 임대료를 감당하기에는 개원의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오히려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기본으로 돌아가 전문성 높이는 선택, 비뇨기과 살리는 길"
개원시장에 뛰어들면서 홀렙수술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2009년 개원 당시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뭘까를 고민한 결과라고 했다.
문 원장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환자들이 점점 똑똑해졌다. 덕분에 비뇨기과 개원의가 주로했던 피부과 진료, 음경확대술 같은 남성수술은 사양길이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 중 각광받던 KTP 레이저도 부작용 때문에 외면을 받는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대학병원과 봉직의로 일하면서 우리나라에 막 들어오기 시작한 홀렙수술을 접하게 됐다. 개원의 중에서는 아무도 하지 않는 분야였기에 특화하기로 마음 먹었다. 술기는 논문과 교과서, 동영상으로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문 원장은 개원 후 처음 1년 동안은 생소한 개념인 홀렙수술을 알려야 했기에 신문 등 광고에 주력했다.
그는 "수술건수가 700건을 넘어가니 광고를 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루에 3~4건씩 (수술을) 했지만 요즘은 1~2건씩한다"고 말했다.
문 원장의 휴대전화는 24시간 항시대기 상태다. 환자 중심의 진료를 위해서다. 대신 퍼펙트비뇨기과 영업시간은 오후 4시까지다.
그는 "환자들이 원장에게 다이렉트로 전화를 하니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주말에도 병원 전화를 휴대전화로 돌려 놓는다. 재수술률이 낮거나 수혈이 한건도 없었던 것도 24시간 온콜시스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문기혁 원장은 비뇨기과 의사라면 홀렙수술은 해볼만한 도전이라고 자신했다. 위기에 처해 있는 비뇨기과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비뇨기과 개원의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본으로 돌아가 홀렙수술과 같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법을 도입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도시가 아닌 외곽은 전립선비대증이 있어도 비뇨기과가 없어서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가 없는 환경이다. 술기가 표준화 돼 있기 때문에 비뇨기과 저변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구 20만~40만명 정도 지역에는 비뇨기과 의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원장은 2042례라는 압도적인 자료들로 논문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의사의 전문성은 결국 논문으로 얘기하는 것"이라며 "데이터는 있으니까 노하우 등을 곁들여 내년부터 논문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