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바닥을 친 것일까. 외과, 흉부외과와 함께 지원 기피과로 낙인 찍혔던 산부인과가 지원율 100%를 넘어서며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불과 5년만에 최악의 기피과가 된 비뇨기과는 날개 없는 추락을 지속하며 끝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산부인과 지속 상승세…비뇨기과 끝없는 추락
메디칼타임즈는 2015년도 전공의 모집 마감일인 3일 전국 83개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지원 결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산부인과는 139명 정원에 144명이 지원해 1.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병원이 정원 13명에 17명이 지원한 것을 비롯해 9명을 뽑은 세브란스병원도 10명이 지원했고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도 모두 정원을 넘겼다.
끝없는 추락을 지속하던 산부인과가 드디어 경쟁률을 보이는 전문 과목으로 등극했다.
실제로 산부인과는 지난 2011년 0.65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이래 2012년에는 0.7대 1, 2013년에는 0.73대 1, 2014년에는 0.78대 1로 마감되며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여기에 선택진료비 축소에 따른 보상으로 이뤄진 고도 수술 수가 인상 등의 호재가 이어지며 올해 드디어 지원자가 정원을 넘어서는 결과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최악의 지원률의 보이고 있는 비뇨기과는 여전히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도 전공의 모집에서도 79명 모집에 28명 밖에 지원하지 않으면서 0.35대 1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비뇨기과는 2010년 0.8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이래 2011년에는 0.54대 1로, 2012년에는 0.47대 1로, 2013년에는 0.44대 1로 추락을 지속해 왔다.
이후 전공의 수급 체계가 완전히 뒤틀리며 지난해에는 0.25대 1이라는 충격적인 지원율을 보이며 위기감을 더했다.
그러자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전공의 정원을 절반 이상 잘라내는 긴급 수술에 나섰지만 올해도 하락 추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수가인상 효과 빠진 외과·흉부외과 재 하락세
수가 인상으로 반짝 효과를 봤던 흉부외과와 외과는 잠시 상승세를 보이다 다시 그래프가 꺾어지는 모습이다.
각각 100%, 30% 수가를 올리자 잠시 지원율이 반등했지만 이에 대한 무용론으로 한시적 수가 인상이 중지되자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과는 수가 인상이 시작된 2012년 0.62대 1을 기록한 이래 2013년에 70.9%로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2015년도 모집에서는 202명 정원에 113명 밖에 지원하지 않아 56%로 다시 주저앉았다.
흉부외과 또한 2011년 0.36대 1로 최저점을 찍고 2012년 0.41대 1, 2013년 0.46대 1로 상승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올해는 46명 중 16명 밖에 원서를 내지 않으면서 0.35대 1로 지원이 마감됐다.
대한비뇨기과학회 한상원 회장은 "학회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으로 전공의 정원을 절반까지 감축하는 방안까지 내놨다"며 "더 이상은 학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대로 가다가는 비뇨기과의 대가 끊어질 판"이라며 "정부의 시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