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가 의협을 욕보였다. 이런 수모가 없다."
"의학회는 독립해야 한다"는 폭탄 발언으로 의학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변영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이 이번엔 실력 행사에 나선다.
의학회에 대한 수시 감사를 청구해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 수탁이 의협에서 의학회로 이관된 경위를 살펴 문제 적발시 중앙윤리위원회 제소도 불사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12일 변영우 의장은 서울 만복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불거진 의협-의학회의 관계 설정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변 의장은 앞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발전 모색을 위한 연속토론회'에서 "의학회는 독립을 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의학회를 자극한 바 있다.
복지부가 제시한 의협에서 의학회로의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 이관을 반대없이 받아들인 것은 의협 산하 단체로서 하지 말아야 할 부적절한 행위였다는 지적이다.
변 의장은 "지난 2011년 전문의 시험 문제 유출 사건으로 인해 고발과 처분이 있었다"며 "올해 느닷없이 복지부가 관리, 감독의 책임을 물어 의협 소관의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를 의학회에 넘겨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실질적으로 자격시험을 업무 수행한 것은 의학회이기 때문에 오히려 처벌의 대상이 돼야 했다"며 "잘못한 의학회는 승승장구하며 혜택만 받고 있지만 아무런 징계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간이 지나 의학회장이 나서 유감 표명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한 마디 말도 없다"며 "의협과 의학회가 서로 정관이 달라 적절한 대응을 못하는 사이에 의협만 징계를 당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의협 욕보인 의학회, 징계 마땅"
의학회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분명한 뜻도 내비쳤다.
변 의장은 "이번 이관 사태에 누구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집행부도, 회원도, 회원도 모두 함구하고 있다"며 "의장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의학회에 대한 수시 감사 청구와 함께 문제 적발시 윤리위원회 제소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 "전문가 단체인 의협이 수모와 징계를 당했는데 감사단이 침묵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미 운영위원회에서 감사를 요청하도록 했고, 힘있는 의협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의협을 욕보인 의학회의 행동엔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 차례 '수모'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변 의장은 "정관에서 명시된 산하 단체에서 의학회를 빼지는 않겠다"며 "다만 의학회 교수들은 학식있는 선비이기 때문에 제 발로 걸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재수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의 제명 건과 관련해서도 수시 감사 청구 카드를 꺼내들었다.
변 의장은 "양 의장의 제명 건은 절차적으로 하자가 많다"며 "경기도의사회 운영위원회는 양 의장의 자격 상실을 통보했지만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 의장의 불신임 사유 중 목검을 들었다는 부분도 윤리위원회 회부 감이지 결코 불신임 사유는 아니라고 본다"며 "불신임이 불발에 그치자 갑자기 제명을 시켜버리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수시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의원회 운영위는 감사단의 감사 의견과 양재수 의장이 제기할 소송의 추이를 살펴 자격 상실의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