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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적자는 늘고 간호등급 가산은 여전히 남 얘기"

발행날짜: 2014-12-27 05:30:09

위기의 중소병원, 극심한 경영난에 간호등급제 불만 치솟아

# A중소병원은 얼마 전 허가병상 보다 많은 입원환자를 유치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15일에 1천만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병원장은 허가병상 이상의 환자를 받으면 의료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병원의 수지타산을 맞추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A중소병원장이 허가병상 수를 빠듯하게 정한 배경에는 현실에 맞지 않는 간호등급제가 깔려있다.

현재 간호등급제는 허가병상 수 대비 간호인력 수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있다. 즉, 현 간호등급 체제에서 높은 수가를 받으려면 허가병상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자칫 허가병상을 여유롭게 신고했다가 환자를 채우지 못하면 그만큼 손해이기 때문이다.

서울의료원 간호사가 환자를 간호하는 모습. 사진제공: 서울의료원
여기서 진짜 문제는 상당수 중소병원의 입원환자가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늘 병상이 부족한 대형병원은 허가병상 수를 높게 잡아도 상시 병상이 찬 상태이다 보니 상관없지만 중소병원은 사정이 다르다.

A중소병원도 실제로는 200병상 규모이지만 환자를 채우지 못해 180병상만 허가병상으로 신고, 운영 중이었다.

그나마도 다 채우지 못하는 날이 많은데 간혹 허가병상을 넘겨 몰려드는 날을 위해 허가병상 수를 높이려니 당장 간호등급 가산이 아쉬웠던 것이다.

간호등급제 적용 기준을 허가병상 수가 아닌 실제 가동병상 수로 해야하는 것은 중소병원계의 오랜 주장.

특히 최근 침체된 경기로 병원경영이 더 어려워지면서 중소병원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병원경영통계에 따르면 2010년도 흑자였던 병상당 의료이익이 2012년에는 마이너스로 추락했으며 2013년에는 그 폭이 더 커졌다.

2010년도 병상당 의료이익은 100병상 이상 300병상미만의 의료기관은 24만 7천원, 300병상 이상 500병상 미만 의료기관은 323만 3천원선이었다.

그러나 2012년도 병상당 의료이익은 100병상 이상 300병상미만의 의료기관은 -310만 2천원, 300병상 이상 500병상 미만 의료기관은 -122만8천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게다가 2013년도에는 각각 -427만원, -473만2천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병상을 운영하는 만큼 손해인 셈이다.

A중소병원장은 "현재 입원환자는 170병상이라도 간호등급 기준은 200병상에 맞춰져 있다보니 적어도 1~2등급 낮은 가산 수가를 받게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대형병원은 늘 환자로 가득차지만 중소병원은 환자 입원 율이 그때 그때 격차가 크기 때문에 간호등급제 기준을 달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소병원의 경영난은 여러 수치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현실에 맞게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