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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회장 후보군들, 출마 선언 눈치보는 이유는?

발행날짜: 2015-01-20 05:55:54

초점규제 기요틴에 발목잡힌 제39대 의협회장 선거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늦어지고 있다.

제37대 의협회장 선거 당시 노환규 후보가 선거일을 무려 세달 여 앞두고 입후보 공식화한 것과 비교해 보면 이번 제39대 회장 선거의 후보자 출마선언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으로 그치고 있다. 왜일까.

19일 현재 공약과 슬로건, 선거캠프의 핵심 참모 등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제39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한명도 없다.

의료계 안팎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후보군으로 나설 유력 인사들은 추무진 의협회장을 비롯해 ▲임수흠 서울시의사회 회장 ▲조인성 경기도의사회 회장 ▲송후빈 충남의사회 회장 ▲윤창겸 전 의협 상근부회장 ▲이용민 전 의협 정책이사로 좁혀진다.

이중 비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고작 이용민 전 의협 정책이사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출마 하마평에 대한 보도를 경계하며 간단한 이력과 프로필을 언론사에 뿌려 출마를 암시하는 정도에 그쳤다.

과거 제37대 의협회장 선거 당시 노환규 후보는 선거일을 세달 보름을 앞둔 2011년 12월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에 질세라 주수호 후보도 2012년 1월 초 입후보를 명확히 했다.

반면 이번 제39대 선거는 밋밋하다 못해 심심할 정도로 후보군들의 출마 선언이 늦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판세를 가늠하기 위한 눈치 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규제 기요틴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이슈몰이를 하는 상황도 한몫하고 있지만 보수표-진보표로 대변되는 선거 유권자의 판세를 가늠하기에 조금 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후보자 간 관계 역학 설정에 '고심 또 고심'

실제로 송후빈 충남의사회 회장은 후보군의 색깔론 찾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진보 세력으로 분류되는 추무진 회장과 이용민 전 의협 정책이사 중 표심을 이끌만한 정책적 아젠다 제시에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송 회장은 "일반적으로 추무진 회장과 이용민 전 정책이사가 젊은 의사들의 지지를 얻는 개혁파로 분류되고 있고 나 역시 그렇다"며 "지금 상태로는 진보세력의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어 출마 선언에 고심이 깊다"고 밝혔다.

그는 "나머지 유력 후보군들 역시 4파전, 5파전에서 유리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며 승산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며 "출마 직전이나 이후 후보를 단일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선거 방향을 설정하느라 출마 선언이 늦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이르면 다음 주 출마 여부를 공식화하겠다는 입장. 내달 중으로는 추무진 회장과도 만나 출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창겸 전 의협 상근부회장 역시 추무진 회장과의 역학 관계를 고려하고 있다.

윤 전 부회장은 "아직도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고 여러 지인들을 만나 의견을 조율 중에 있다"며 "출마 선언이 늦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추무진 회장과의 관계 설정에 있다"고 말했다.

윤창겸 전 부회장은 2009년부터 경기도의사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추무진 현 의협회장은 당시 경기도의사회에서 이사직을 맡아 활동했다.

윤 부회장은 "제37대 의협 집행부에 추무진 현 의협 회장이 들어온 것도 본인의 추천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며 "이렇게 연이 있는 분과 같이 후보군으로 나오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는 않다"고 딱 잘라말했다.

윤 부회장 역시 조만간 추무진 회장을 만나 의견을 조율해 출마 여부를 확정짓겠다는 방침이다.

규제 기요틴의 이슈몰이 정국 "굳이 지금 나올 필요 없다"

일각에서는 규제 기요틴이 부각된 상황을 고려해 출마 선언을 늦추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모 시도의사회장은 "워낙 현안이 많기 때문에 후보군들이 지금 나서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규제 기요틴을 어떻게 저지하냐는 데 회원들의 관심사가 몰려있고, 후보 등록일도 한달 정도 남아있어 당분간 눈치보기 정세는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모 의료계 단체 운영진은 "규제 기요틴이 의료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 오른 상황에서 출마 선언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며 "출마 선언을 한다고 해도 운신 하나 하나가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임수흠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규제 기요틴이라는 이슈가 터진 상황에서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은 부담감이 없잖아 있다"며 "회원들을 위해 규제 기요틴을 적극 저지해야하는 상황인데 지금 출마 선언을 하면 행동 하나 하나가 선거용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규요틴 저지와 선택분업 쟁취에 앞장설 생각이다"며 "선거 공고가 나오면 내달 초순 경 시간을 봐서 천천히 출마 여부를 확정할 생각이다"고 알렸다.

추무진 의협회장도 규제 기요틴 저지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추 회장은 "지금으로선 규제 기요틴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당분간 기요틴 저지에 신경을 쓰느라 선거 입후보 등에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인성 경기도의사회장은 "선거는 혼자 나가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며 "현안이 많고 해서 여러 지인들과 논의하며 출마 여부를 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직에 있다보니 경기도의사회 차원에서 규제 기요틴에 대한 입장도 정리해야 하고 양재수 의장과 관련한 일들도 매듭을 져야 한다"며 "다음 주나돼야 최종 출마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용민 전 의협 정책이사 역시 선거일정이 공고되는 이달 27일을 전후해 출마 여부를 공식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