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해 MD-PhD(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하지만, 의료현실은 연구에만 몰입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금의 시스템에선 우수한 의과학자를 기대할 수 없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강대희 이사장은 4일 서울대병원 암연구소 이건희 홀에서 열린 '의사과학자 육성 사업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국내 열악한 의과학자 양성의 현실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임상의사들이 연구를 하고 싶어도 연구에만 매진할 수 없다. 특히 최근 병원 경영 악화로 진료 실적이 중요해지면서 더욱 그렇다"면서 의사과학자의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여건을 꼬집었다.
MD-PhD 즉 의과학자란,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있으면서 과학분야(기초과학, 임상연구, 건강결과연구, 지역사회 참여 연구, 예방연구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로 중개연구 및 융합연구를 활성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강 이사장은 일단 교육부가 추진 중인 의사과학자 육성지원 사업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시스템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교육부의 지원사업은 의과학자 개인에게 등록금 차원으로 연 2천만원을 지원해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우수한 의과학자를 배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보완해 교육부에서 매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의 10%를 의사과학자 전문 트랙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여기에 해당하는 의대생에게는 등록금은 물론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지원비 등 연간 약 300억원 규모의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에선 전문의 취득 후 의과학자를 원하는 인력 양성을 위해 연구중심의대에서 매년 100명씩 MD전일제 대학원생을 선발해 인건비, 연구비(연간 약 150억원 규모) 등을 지원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에선 전문의 혹은 임상교수 중 매년 100명을 선발해 기관지원 사업 형태로 연구참여도 및 참여시간을 고려해 인건비 및 연구비(연간 약 200억원 규모)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 이사장은 "의과학자 양성은 바이오 연구의 미래가 달려있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모두 나서야한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