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만성 자가 면역 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의 발병 원인을 밝혀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연구는 표적 치료제 개발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곽승기 교수팀은 최근 염증 물질인 IL-33(Interleukin 33) 단백질과 ST2 수용체가 쇼그렌증후군의 염증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쇼그렌증후군 환자 55명과 나이와 성별이 유사한 정상인 48명의 혈액과 진단적 목적으로 침샘 조직검사를 시행한 25명의 침샘 조직을 조사했다.
그 결과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혈액 및 침샘조직내 IL-33과 ST2의 농도가 정상인에 비해 유의하게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IL-33과 수용체 ST2의 상호작용이 다른 류마티스 질환의 병인에 관여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혈청 및 침샘 조직에서 IL-33과 ST2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IL-33과 ST2이 질병의 경과나 활성도에 유의한 상관 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밝혔다.
실제로 연구진이 쇼그렌증후군 환자와 정상인의 혈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혈액 내 IL-33과 ST2 농도가 정상인에 비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ST2는 질환의 경과가 오래되고 쇼그렌증후군 활성도 지표(ESSDAI)에서 질환의 활성도가 높을수록 증가했다.
또한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침샘 내 IL-33과 ST2의 발현이 정상인에 비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환자의 염증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침샘 조직 내 IL-33이 주로 분비샘의 내피세포 및 외피세포에 분포해 염증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쇼그렌증후군은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스며들어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침과 눈물이 마르는 구강 건조증과 안구건조증이 특징이다.
이후 병이 심해지면 면역세포가 관절, 피부, 소화기, 호흡기 등 전신을 침범하면서 근육통이나 만성 소화 장애, 기관지염 등 다양한 신체 이상을 일으킨다.
이 병은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의 결합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재까지 정확한 병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치료제 개발도 요원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곽 교수팀이 쇼그렌증후군의 병태 생리에 IL-33과 ST2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내면서 치료제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곽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쇼그렌증후군에 IL-33과 ST2의 역할을 밝히고 기전을 조사함으로써 향후 임상 적용 가능한 치료법 개발을 위한 새로운 표적을 제시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쇼그렌증후군이 류마티스 관절염 다음으로 흔한 질병이지만 구강, 안구건조증을 일반적인 증상으로 생각해 병을 키운다"며 "다른 이상 없이 3개월 이상 건조증이 계속되면 검사와 진단,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 'The Journal of Rheumatology'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