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본사 M&A로 졸지에 둥지를 옮기게 된 한국 지점 직원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개인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기쁘거나 웃프거나(웃기면서 슬프거나)'로 요약된다.
일부는 현 직장보다 네임밸류가 높은 글로벌 제약사로 이직 기회가 생겨 기뻐하는 반면 일부는 반 강제로 전 직장에 컴백하거나 퇴사를 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새 일어난 굵직한 글로벌 본사 사업부 M&A 사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BMS 당뇨사업부 인수(2014년 1월 완료), 노바티스와 GSK의 백신사업부-항암제사업부 맞교환(2015년 상반기 완료 예정) 등이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노바티스와 GSK 사업부 간 M&A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양사는 아직까지 인원 이동 규모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은 확립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본사 사업부 빅딜로 졸지에 둥지를 옮기게 된 한국 지점 종사자들은 어떤 생각하고 있을까. 또 M&A 경험자들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전 직장에 비해 네임밸류가 높은 곳으로 옮기게 된 경우다.
M&A로 직장을 옮긴 한 관계자는 "사업부 M&A라는 게 시너지 효과를 위한 것이다. 보다 사업부 스케일이 커졌다고 보면 된다. 옮긴 회사의 네임밸류도 전 직장보다 높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를 옮기면 텃세가 있어 금세 퇴사를 결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어느 정도 고비를 넘기면 보다 넓은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또 M&A가 결정되고 사업부 이전 전에 퇴직을 결정할 경우 일부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부 M&A로 웃픈 상황을 맞은 이들도 있다.
노바티스와 GSK 맞교환 사업부에는 전직 GSK, 노바티스 직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그대로 사업부 M&A로 회사를 옮길 경우 전에 다녔던 회사로 다시 컴백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는 소리다. 쉽게 말하면 GSK를 떠나 노바티스로 왔는데 다시 GSK로 가게 되는 것이다.
M&A 경험자는 "둥지를 옮긴다는 것은 쉽지 않다. BMS에서 아스트라로 건너간 몇몇 직원은 이미 다른 회사로 이직한 상태다. 텃세가 심하기 때문이다. 또 업계가 좁다보니 전 직장으로의 반강제 컴백하는 난감한 경우도 있다. M&A가 누구에게는 기회지만 누구에게는 웃지못할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