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병원 내에서 왜 하느냐던 집중영양치료가 수가 가산 이후에는 왜 안 하느냐는 성화를 듣고 있다. 수가 가산의 순작용으로 병원 내에서도 해당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대한외과대사영약학회 한호성 회장(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14~15일 열린 제16회 2015 국제 심포지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집중영양치료가 수가 가산이 되기까지의 어려움을 전하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얼마 전 정부가 선택진료 개편에 따른 의료기관 손실 보전 방안 중 하나로 기존에 없던 '집중영양치료료'를 마련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한호성 회장은 "단순히 선택진료 개편안 일환으로 수가가산이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지난 7년간의 공로 끝에 얻은 성과"라며 "학회 차원에서 복지부 등 정부를 상대로 해당 치료의 필요성을 거듭 설명하고 설득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 논문에서 중환자 혹은 수술환자의 경우 영양집중치료 여부에 따라 합병증 및 사망률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는 게 한 회장의 전언.
그는 "집중영양치료는 의사 이외에도 약사, 간호사, 영양사 등 4개 직종이 참여하는 다학제 영역으로, 여기에 수가를 책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병원이 만족할 만한 수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재 집중영양치료료는 환자 1명 당 3만 6870원. 하지만 학회가 추산한 현실적으로 적절한 수가는 15만원 선으로 약 5배 가량 낮게 책정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집중영양치료는 별도의 행정전담 인력이 해당 환자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환자 한 명을 두고 의사 등 4개 영역이 모두 참여해 각자의 코멘트를 작성한 이후 치료에 들어간다.
그만큼 많은 의료인력이 시간과 공을 들여야하는 치료이다보니 3만원대에 불과한 수가로는 인건비도 부족하다는 얘기다.
한 회장은 "첫 수가 가산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적정 수준의 수가라고 보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외과대사영양학회 박도중 총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는 수가 책정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수가 책정 직전에 명칭도 '집중영양관리료'가 논의됐지만 이는 엄연한 '치료'라는 것을 부각시켜 '집중영양치료료'라는 명칭으로 정해졌다"면서 "복지부 측도 필요성을 인지하면서 치료적 영역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도 제시했다.
한 회장은 "집중영양치료에 첫 수가 가산이 적용됐으니 내년이면 재평가를 해서 질 관리 여부에 따라 향후 수가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이를 감안해 학회 차원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할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최근 여러 의료진이 환자가 집중영양치료를 받은 후 실제로 합병증, 사망률이 감소했다는 등의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