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를 가진 환자는 고혈압 발생 위험이 정상인의 30배가 넘어갑니다. 수면장애만 잘 관리해도 고혈압, 당뇨 유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뜻이죠."
세계수면학회 홍승봉 조직위원장(삼성서울병원)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면장애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이 1 이상이 수면장애를 앓고 있다"며 "당뇨, 고혈압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매년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수면다원검사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일생의 30%가 수면시간인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수면장애가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은 물론, 녹내장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도 아직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홍 위원장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수면장애가 고혈압, 당뇨 위험을 30배 이상 높인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하지만 고혈압, 당뇨 예방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수면장애는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적어도 수면다원검사라도 보험 적용을 서둘러야 한다"며 "급여화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면서도 시급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오는 21일부터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수면학회도 이러한 이슈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58개국에서 2000여명의 수면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세계학회는 '수면의학 올림픽'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신 지견이 집결되는 곳이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되는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수면 장애에 대한 보험 적용의 필요성을 알리고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겠다는 것이 홍 위원장의 계획이다.
실제로 이번 세계학회에서는 수면장애로 인한 고혈압 위험성은 물론, 우울증, 녹내장, 심혈관질환 등이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하게 된다.
홍 위원장은 "전 세계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보험 급여를 적용해야 하는 타당성을 마련할 것"이라며 "정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