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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어린이병원이 환자 뺏는다고? 천만에, 역할 다를 뿐"

발행날짜: 2015-04-06 05:33:25

사업 참여 병원이 말하는 운영 이유…수익과 무관·홍보차원

"달빛어린이병원을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과 동일시하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가 야간에 문을 열지 않으면 소아환자는 어디로 가야하나."

"수익을 기대하고 운영하는 게 아니다.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제 역할을 위한 것이다. 인건비를 따져보면 오히려 손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최근 메디칼타임즈가 만난 달빛어린이병원장들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운영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이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의료기관은 "필요이상으로 민감한 반응"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해온 수도권 B중소병원장은 달빛어린이병원을 이같은 맥락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소아청소년과 내부 갈등이 극심하다보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추가로 채용하는데 쉽지 않았다"며 "겨우 50대 이상의 소신을 가진 의사를 찾아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소아환자가 야간에 갈만한 의료기관이 애매한 지역이다 보니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운영 이유를 설명했다.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신청한 것을 수익과는 무관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의 정부 지원금은 365일 밤12시까지 운영해 야간·휴일 주 60시간을 채워야 2억 4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최소 운영시간인 주 41시간을 운영하는 곳은 1억 2000만원, 46시간은 1억 5000만원, 51시간은 1억 8000만원을 지원받는다.

B병원장은 "야간에 병원을 운영하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3명 이외에도 간호사 등 추가적인 의료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들의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인건비 맞추기에도 빠듯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할까.

B병원장은 "다른 다수의 병원이 그렇듯이 당장의 흑자보다는 병원 홍보 차원에서 운영한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지역거점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365일 야간진료를 해왔던 경상도 지역 A아동병원은 그동안 해왔던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동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씁쓸했다.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약 70~80명에 달하는 소아환자 대부분이 40도 이상의 고열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오는데 어떻게 병원 문을 닫을 수 있겠느냐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A병원장은 의원급 소아청소년과와 달빛어린이병원은 갈길이 다르다는 점도 내세웠다.

그는 "같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해서 가는 길까지 모두 같을 수는 없다. 지역 내 주치의 역할을 하는 의사도 있고 대형화해서 야간까지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도 있는 법"이라며 "이를 획일화할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소청과 전문의 10명이상이 진료하는 병원과 전문의 1~2명이 운영하는 의원은 역할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내 환자를 다 뺏어간다는 식의 생각은 곤란하다"면서 "달빛어린이병원 등 인근 의료기관과 협의해서 살아갈 길을 개척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