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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된 혁신을 아시오?" 개혁안 '재시동' 성공할까?

발행날짜: 2015-04-25 06:00:16

민심 바로미터 '정기총회'…추무진 호 '마지막이자 첫' 시험무대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지난해 의협 회장 취임식 직후 추무진 회장(좌)과 변영우 의장(우)이 만나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연임에 성공한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38대 회기의 마지막 시험무대에 선다.

새롭게 뽑힌 직선 대의원들의 민심이 고스란히 제67차 정기대의원총회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집행부가 제시한 혁신안건의 통과 여부는 흥미를 끄는 대목.

집행부 부의안건의 통과 여부가 내달 시작될 39대 회무의 순항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점 역시 총회의 관전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26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더케이호텔에서 제67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정관 및 규정 개정의 건 ▲2014년도 결산 심의 ▲부의안건 심의 ▲의장, 부의장, 부회장, 감사 선거 등을 진행한다.

이번 정기총회가 흥미로운 점은 연임에 성공한 추무진 집행부의 '마지막이자 처음'인 총회라는 점이다. 38대 회무의 유종의 미를 거두는 한편, 39대 회기의 시작을 알리는 총회라는 뜻이다.

집행부의 혁신안 재시동, 성공할까?

추무진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이후 정기대의원총회에 집행부 부의 안건으로 회원투표제와 각 시도지부 의사회장이 이사로 참여하는 방안 등 의협 내부 개혁에 팔을 걷는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추 회장은 "지역의사회에서 대의원 직선제에 따라 중앙대의원 선출을 직선제로 하는 것이 의료계 변화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의협 집행부도 제67차 정기대의원총회 부의 안건으로 회원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의 정관 개정안을 제안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회원의 뜻이 회무에 직접 반영되는 '회원 투표제'와 각 시도의사회장이 의협 상임이사로서 참여하는 방안을 의협 정관에 명시하겠다는 게 추 회장의 다짐.

실제로 의협 집행부는 이달 초 제40차 상임이사회를 통해 의욕을 구체화시켰다.

긴급 안건에 대한 회원투표제 도입과 함께 각 시도의사회장을 의협 이사진으로 포함하는 안건, 그리고 협회 임원의 대의원 겸직금지 안건을 집행부 부의 안건으로 결정했다.

대통합혁신위원회가 올린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의 중앙 대의원 겸직 금지 ▲전 회원 투표제 ▲교체대의원 제도 폐지 ▲대의원 불신임 조항 등 상당수의 혁신안건을 대의원회가 부결시킨 만큼 집행부가 다시 개혁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다.

그간 대의원회가 혁신안건의 부결뿐 아니라 대의원 직선제에도 반대하는 모양새를 보여준 이상, 집행부 부의 안건의 통과 여부는 향후 39대 추무진 호의 향방을 가늠하는 나침반으로 작용한다.

집행부의 부의 안건 통과시 올해 새롭게 직선제로 선출된 대의원들이 집행부가 추진하는 개혁 방향에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반면 부의 안건의 재부결시 내부 개혁 열기에 찬물을 맞는 한편 집행부-대의원회의 감정 싸움 기조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집행부로서는 부의 안건이 바로 39대 회무 시작의 시동키와 같은 셈이다.

"직선제 기조가 변화 이끈다" 기성세대 Out, 신세대 In

정기총회의 다른 관전 포인트는 직선제 기조를 통한 신-구 세대 교체다. 먼저 제67차 정기총회의 대의원들은 회원들이 직접 뽑은(일부 시도 제외) 첫 직선제 대의원들.

이들이 총회에서 의장과 부회장, 감사를 선출한다는 점은 신-구 세대 교체를 확인하는 주요 포인트다.

먼저 의협 의장 선거는 김남호, 김인호, 이창, 임수흠, 최장락 후보(가나다 순)의 5파전으로 치러진다. 흥미로운 부분은 후보들 모두 기존 대의원회의 계승 대신 타파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구 대의원으로 분류되는 기존 세대는 의협 집행부와 견제를 넘어 알력 다툼으로 보일 정도로 신경전을 벌여왔다.

반면 의장 후보로 나선 인사들은 하나같이 분열의 봉합과 적절한 견제를 내세우고 있다.

김남호 후보는 "그간 대의원회와 집행부의 갈등이 많았다"며 "이런 갈등이 초유의 회장 불신임으로도 번진 마당에 소통과 화합 이루는데 일조하고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인호 후보는 "집행부와 대의원회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협조와 견제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런 원칙이 망가진 부분이 있다"며 "변영우 의장이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을 의협 100년사에 특출난 인물로 추켜세웠지만 결국 대의원회는 노 전 회장을 탄핵시켰다"고 지적했다.

김남호, 김인호 후보 모두 전 인천시의사회 의장과 전 의협 대의원회 대변인을 역임했지만 변영우 의장의 행보를 비판할 정도로 기존 세대와는분명한 거리감을 둔 셈.

이창, 임수흠 후보도 세대 교체에 팔을 걷어 붙였다.

이창 후보는 "의장에 당선된다면 집행부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질타하고, 잘하는 부분은 겪려하는 동반자의 역할을 하고 싶다"며 "과거엔 집행부가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지금은 되레 대의원회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한다"고 기존 세대를 겨냥했다.

임수흠 후보는 "서울시의사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모든 권리를 겸허히 내려놓고 협회와 대의원회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 바 있다"며 "지난 대통합혁신위의 개혁안은 분명한 명분이 있었고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한 면이 있어서 아쉬움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변영우 의장의 독단적인 행보를 비판하며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대변인직을 사퇴한 최장락 후보 역시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의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이들을 조율해 분열을 원천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세대 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

후보들의 대의원회 '타파 발언'은 대의원회의 역할이 집행부의 발목잡기가 아니라 서로 견제와 협력을 통한 상호 동반자적 관계라는 점을 재인식한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의장 선거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세대 교체는 무난히 이뤄낼 것으로 판단된다.

감사 선거 역시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출마가 거론되는 감사들의 출마의 변도 "투명한 회무와 정관을 바탕으로 한 직선제 기조 유지, 의협의 정상화"로 요약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