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는 꼴", "전경련 회장이 노총 회장을 맡게 되는 것".
이는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의 취임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면서 내세웠던 주장들이다.
29일 공단에 따르면 최근 성상철 이사장이 취임 이전 제기됐던 '의료인 경영자 출신 이사장'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 위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발표됐던 공단 일산병원 신임원장 임명 건이다.
공단은 신임 일산병원장으로 강중구 진료부원장을 임명했다.
강 신임원장은 연대의대를 졸업한 내부인물로, 1997년 일산병원 건립추진본부 개원준비팀장으로 입사해 적정진료실장, 교육연구부장 등을 두루 역임한 바 있다.
그동안 공단은 일산병원장으로 연대의대를 졸업한 인사를 임명해왔지만 내부 인물이 승진해 신임원장으로 임명된 경우는 처음이다.
하지만 임명 이전까지는 성 이사장의 영향으로 연대의대가 아닌 서울의대 출신 인사가 임명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성 이사장이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장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성 이사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초로 일산병원장을 내부승진으로 연세의대 출신 인사를 임명했더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며 "일각에서는 서울의대 출신으로 원장을 뽑을 수 있다는 예상을 했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어림도 없는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성 이사장은 취임 당시 제기된 바 있는 '의료인 경영자' 출신 우려를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공단 산하기관 인사 등 이사장 관련 주요 일정이 생기면 배경 때문에 의심이나 우려를 미리부터 많이들 한다"며 "한편으로는 이러한 우려들이 부담스럽지만 이사장 취임 때부터 생각한 것처럼 제 갈 길을 갈 것이다. 주변에도 '두고봐라'고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계는 5월에 있을 수가협상을 앞두고 성 이사장이 '선 긋기' 행보를 보이자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성 이사장이 의료계 출신이라는 우려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어서 올해 수가협상은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애초 의료인 경영자와 대한병원협회장이었다는 이력 때문에 공급자 편에서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공급자를 압박해올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