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심미안의원을 찾는 환자 2명 중 1명은 중국, 대만, 필리핀, 인도, 태국 등에서 왔다. 코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특별히 의원 홍보를 위해 광고를 하는 것도 아닌데 환자의 절반을 해외 환자가 차지하고 있다.
심미안의원을 찾는 환자들의 독특한 점은 단순히 예뻐지기 위한 미용성형목적이 아니다. 성형 부작용으로 망가지거나 암 등으로 코를 잘라내고 새롭게 코를 만들어야 하는 등 절박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이다.
메디칼타임즈가 심미안의원을 방문했을 때도 정동학 대표원장(58)은 싱가포르에서 코 성형수술을 받으러 온 환자를 상담하고 있었다.
"일반인 대상으로는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제자를 키우기 위한 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제가 갖고 있는 코 성형 술기를 오픈하고 논문도 꾸준히 쓰는 등 학술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이처럼 해외 환자들이 심미안의원을 찾는 이유는 정동학 원장의 활발한 학술 및 강연 활동으로 구축한 의사 네트워크 덕분이다. 즉, 교육을 통한 '닥터 마케팅'에 신경을 쏟고 있는 것.
정동학 원장은 2002년 개원 이후 부작용 없는 코 성형 수술을 위해 전문의를 대상으로 핸즈 온 코스를 매달 열고 있다. 우리나라 이비인후과 전문의 뿐만 아니라 성형외과 전문의도 직접 찾아와 그의 코 성형 노하우를 배워간다. 물론 해외 의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 재직하던 때부터 '코 성형 워크숍'을 주도해 14년 째 이어오고 있다. 2010년에는 코 성형 워크숍을 '국제화' 했다.
논문 활동도 쉬지 않고 있다. 매년 6~7번씩 외국 미용 관련 학회에 코 성형에 연구를 발표하고 있고, 미국 성형&재건외과(Plastic&Reconstructive Surgery) 학술지에만 6편의 코 성형 논문이 실렸다.
"매달 핸즈 온 코스 강의를 하고, 한 달에 2번은 외국을 갑니다. 주말에는 아예 개인 시간이 없을 정도죠. 매년 열리는 국제 학술대회에는 한 달에 300명까지도 옵니다. 이렇게 교육을 받고 간 의사들이 환자를 리퍼 합니다. 환자 35% 이상이 세계 각국 의사들에게 받는 환자입니다."
닥터 마케팅을 통한 입소문으로 심미안의원을 찾는 환자는 2002년 개원 후 13년 사이 7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정 원장은 하루에 5명에서 많게는 10명까지 코 수술을 하고 있다.
의사가 찾는 의사다 보니 수술 난이도도 높다. 구축된 코, 암 등으로 코를 잘라내 재건술이 필요한 코, 필러 등 주사 때문에 망가진 코, 구순열 수술 등을 받기 위해 전 세계에서 환자가 몰려든다.
25년 넘도록 코 성형 한우물 "술기 숨기면 안된다"
이처럼 정 원장이 개원과 동시에 의사들에게 자신의 술기를 공개하며 교육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미용 성형 분야에서는 많은 의사들이 자신의 술기를 감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 오픈하고 새로운 테크닉을 또 개발하고 알리면서 발전을 해야 합니다."
그의 자신감은 레지던트 3년차때 부터 25년이 넘도록 '코 성형'이라는 한 우물만 판 결과다. 코 성형 수술기구 세트를 국산화해 특허를 받기도 했다.
"이비인후과학 중에서도 비과학 부분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코 성형도 문제되는 경우들이 많고 다양합니다. 무슨 과니까 뭐만 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잘 해내는 게 중요합니다.
코 성형에만 매진하고 있는 결과 현재 심미안의원을 찾는 환자의 98%는 코 성형 환자라고 한다.
"다른 부위 수술을 하러 오면 근처 다른 의원을 소개해줍니다. 환자 입장에서 봤을 때 비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더 낫기 때문이죠."
한 우물만 꾸준히 파고 있는 정동학 원장의 꿈은 "코 성형으로 전 세계에서 첫 번째가 되는 것"이다.
"실패도 인생의 한 과정입니다. 도전하는 그 과정이 너무 즐겁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환자가 오고 있습니다. 인생 목표에 도달했다고 하면 죽어야겠죠.(웃음)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