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종양학과가 국제협력과 더불어 암 환자 다학제진료 등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최은경 회장(서울아산병원 교수)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학회가 다음 세대를 위한 세계화 일환으로 국제협력과 동시에 폐쇄적 전문가 집단이 아닌 암 환자와 소통 및 정보 공유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은경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학회 중심 가치를 세계화에 두고 세계학회와 협력 방안 추진 등에 주력해 왔다.
방사선종양학회는 이날 그 동안의 성과를 공표했다.
최은경 회장은 "지난달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방사선종양학회(ESTRO)에서 한국과 유럽 학회가 전분야에 걸쳐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면서 "방사선종양학회의 질적 발전과 회원들의 연구능력 함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방사선종양학회는 전미방사선종양학회(ASTRO)와 양대 방사선종양학회 하나로 이번 MOU 체결은 한국 의학계의 높아진 위상을 방증한 결과이다.
최 회장은 "ESTRO 협력 사항 중 하나인 teaching 코스를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하고 "방사선치료 의사와 생물학자, 물리학자, 방사선치료사 및 간호사 등의 지식을 공유하는 학습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최은경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번갈아 공동 개최하는 Teaching 코스는 중국과 인도, 유럽 등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의 열띤 배움과 활발한 논의 자리로 자리매김할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학회가 위상 제고에 노력한데 비해 국내 실정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최 회장은 "보장성 강화로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은 줄었으나 방사선종양학과의 수가인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피력했다.
배석한 안승도 총무이사(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선택진료비 보장성 확대로 수가인하가 우려된 게 사실이나, 복지부와 긍정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다학제진료(협진) 수가 신설 후 암 환자 진료에서 방사선종양학과 역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안승도 총무이사는 "방사선종양학과 의사들이 과거보다 더 바빠졌다고 보면 된다. 대학병원 스탭 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진료와 치료, 협진 등을 수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 수 대비 높아진 업무 부담을 전했다.
학회는 양성자치료기 증가에 발맞춰 급여 대상 확대도 복지부와 논의 중인 상태이다.
안승도 총무이사는 "국립암센터에 이어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이 양성자치료기 설치에 들어선 만큼 고가의 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면서 "소아 환자 등 일부 환자로 국한된 급여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암 환자와 소통을 위한 나눔 행사도 학회가 매년 역점을 준 분야이다.
방사선종양학회는 오는 8~9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암 환자를 위한 희망 달리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은경 회장은 "이번 춘계학회는 치료 후 암 환자의 삶의 질과 암 환자를 대할 때 갖춰야 할 자세를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내용을 담았다"면서 "보문호수 산책로 5km 달리기 행사는 모든 회원들이 암 환자와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며 수익금은 암 치료 발전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