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진료과목간 이기주의로 몰아가고 있어요. 입원 환자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핀이라는 점에서 모두가 살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 힘을 합쳐야 합니다."
대한내과학회 이수곤 이사장(연세의대)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에 대해 이같이 정의하고 범 의료계 차원의 지원과 협조를 당부했다.
일차적으로는 내과를 위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만큼 우선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2013년부터 시작된 전공의 정원 감축과 2014년 도입된 수련환경 개선책은 비단 내과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하지만 내과의 특수성으로 인해 더욱 큰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인력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안은 호스피탈리스트가 가장 현실적"이라며 "과목간 이기주의로 치부해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내과의 특수성 또한 일부 인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입원 환자의 대부분이 내과인 현실에서 우선 병동을 지킬 사람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이수곤 이사장은 "대학병원마다 최대 40%에 달하는 입원 환자가 내과계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결국 내과 병동이 무너지면 대학병원 자체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우선순위가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외과는 PA 등으로 우선 구멍을 막을 수 있지만 내과는 대체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처치와 진단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이사장은 지난 7일 공청회를 통해 진일보된 논의가 시작된 것에 대해 의미를 두고 있다.
일부 선행과제가 제시되기는 했지만 필요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했다는 점과 정부가 수가 적용 등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 이사장은 "제시된 선행과제들은 의료계 모두가 하루 빨리 풀어야 하는 문제가 맞다"며 "하지만 모든 문제를 풀어내기에는 시간이 다소 부족한 만큼 용역을 주고 타당성 검사를 하는 등의 방식은 현실과 맞지 않다"고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그는 "우선 지방의 대학병원들을 비롯해 진료 공백이 심각한 지역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간 뒤 나타나는 문제들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며 "미국도 10년이 걸린 제도인데 초기 시행착오가 없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의협, 병협은 물론 복지부와 긴밀히 논의하며 학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투입해 시급히 적용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며 "이르면 오는 하반기부터라도 시범사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