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양외과학회가 연구하는 외과의사의 후원자를 자처하며 임상연구 능력 키우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외과의사'하면 수술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연구하는 임상의사를 양성하겠다는 게 종양외과학회의 생각이다.
종양외과학회 한호성 이사장(분당서울대)은 23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강당에서 연수강좌를 열고 이날 발표한 다기관 연구과제 중 2개를 선정, 각각 200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이사장은 "다기관 연구에 2000만원은 소액에 불과할 지 모르지만 학회 차원에선 마른 수건을 쥐어짜서 마련한 예산"이라며 "연구하는 외과의사들에게 후원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사 등 외부 업체와 매칭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도 있지만 순수한 연구자 주도의 연구를 보장하기 위해 철저히 학회 내 예산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후보에 오른 다기관 연구팀은 총 6개.
이날 연수강좌에서 전북의대 윤현조 교수는 유방암 생존자를 어떻게 치료하는가에 대해 6개 기관을 통해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연세의대 백승혁 교수는 22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대장암에 전이된 암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또 이화의대 이현국 교수는 항암치료를 방해하는 단백질 물질에 대한 연구결과를, 연세의대 윤동섭 교수는 췌장암 환자 및 가족의 삶의 질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의대 주종우 교수는 다발성 대장암 전이 수술법에 대해, 고대의대 이창민 교수는 위암에서 종양내과, 종양외과, 종양내·외과 협진 등 3개그룹으로 나눠 치료결과와 환자의 만족도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한 연구자 2명은 학회 심사를 거쳐 2000만원을 후원받게 된다.
이날 연수강좌에서 유전체 연구에 대한 최신지견을 다루는 세션도 마련했다.
한호성 이사장은 "지금까지 외과의사 상당수는 유전체 연구 얘기에 별다른 관심이 안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유전체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외과의사도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 주제로 잡았다"고 전했다.
젊은 외과의사들이 지놈 유전체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임상에서 보는 것을 지놈 유전체 연구와 어떻게 융합할 수 있을 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외과의사는 환자의 몸속 깊숙이 들어가기 때문에 내과보다 무기가 많다. 즉, 다른 각도에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도중 총무이사(분당서울대)는 "미국 등 세계적으로 유전체 연구가 왕성하게 진행되면서 이제 외과의사도 수술할 때 이에 대해 모르면 안 되는 시대가 됐다"며 "수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유전체 연구의 최신지견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종양외과학회는 지난 2005년 5월 대장항문학회, 위암학회, 유방암학회 주축으로 설립된 이후 간담췌외과학회 및 암 관련 학회원까지 흡수하면서 약 800명 회원으로 구성된 학회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