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겁난다. '벌벌 떨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거다."
최근 메르스 확진 환자 증가 따른 일선 병원장들의 반응이다.
8일 병원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7일 메르스 확진환자 방문 병원을 일제히 공개한 이후 이에 해당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도 잠시,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메르스 의심환자로 초긴장 상태다.
정부 발표 이후 해당 병원에 내원한 환자 뿐 아니라 해당 병원을 방문했던 이들은 '혹시나' 싶은 생각에 환자들의 문의가 늘어난 상황.
인근 병원에 메르스 확진검사를 요청하는 이들이 늘면서 해당 의료기관의 긴장감을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운 좋게 메르스 확진환자가 안 거쳐갔지만 지금처럼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라도 타 의료기관까지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메르스 감염 사례 중 메르스 환자가 응급실에 잠시 머무는 동안 전파되고 그 여파가 상당하기 때문에 일선 병원들은 발열 증상을 보이는 모든 내원환자에 대해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두고 초기 대응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정부가 공개한 병의원 상당수는 환자 수가 반토막 나거나 자체 휴진에 들어가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대학병원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여의도성모병원 등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 상당수가 이미 메르스 환자에 노출된 상황이다 보니 아직까지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는 대학병원들은 초기대응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중앙대병원은 8일 오전, 의료진은 물론 전체 임직원 공문을 통해 학회 및 대규모 행사 참여를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또한 병원 출입구에 발열 확인 데스크를 두고 병원 외부에 천막을 설치해 격리된 공간을 마련하고 병원 주차장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발열 환자는 별도의 안내데스크를 방문하라는 내용의 배너를 설치했다.
심지어 교수실 앞에는 '메르스 사전 예방을 위해 제약회사 관계자를 포함한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을 써붙였다.
이대목동병원도 병원 외부에 격리공간을 마련하고 응급실 앞에서 발열 환자에 대해서는 별도로 관리 중이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여파는 없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단계"라며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없었던 한 중소병원장은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는 기분"이라며 "단 하나의 폭탄에 해당 병원이 초토화되는 상황이다보니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방의 모 중소병원장은 "정부가 메르스 발생 병원을 공개한 이후 검사를 문의하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며 "애초에 응급실에 들어오기 전에 해당 환자에 대해 보건소에 신고하고 자택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