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의 정치 파워는 여전했다. 전국 간호사대회에 수십명의 국회의원을 동원했던 힘은 세계간호사대회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양당 대표를 한자리에 모으며 빛을 발했다.
이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백의의 천사'를 언급하며 메르스 극복에 최전선에 서 있는 간호사들을 응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세계간호사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신경림)와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옥수)는 19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2015 서울 세계간호사대회(ICN Conference and CNR 2015 Seoul)를 개막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전국에서 1만여명의 간호사들이 참석해 세계간호사대회 개막을 축하했다.
특히 개막식에는 간호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로 인해 개막식이 진행된 체조경기장에는 보안검색대를 설치하는 등 철저한 경호망이 펼쳐져 당초 개막 시간보다 지체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의료가 세계로 뻗어가며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간호사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 시간에도 간호사들은 메르스와 싸우며 환자 곁을 지키고 있다"며 "이들이 진정한 수호천사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을 이 자리를 빌어 향후 메르스 대처 방안과 감염병 관리 대책에 대한 복안도 내놨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강력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로 인해 환자가 감소세로 접어들고 있으며 WHO도 이러한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메르스 사태를 통해 감염병 대응체계를 대폭 개선할 것"이라며 "시설과 인력은 물론 장비 등 인프라를 크게 늘려 감염병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더불어 개막식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나란히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사실상 정치 빅3가 모두 모인 셈이다.
김무성 대표는 "메르스와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간호사들이 있기에 지금의 사태를 이겨내고 있는 것 아니겠냐"며 "진정한 백의의 천사 정신을 보이고 있는 간호사들을 늘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표는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도 메르스와 맞서 환자를 지킨 간호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모든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초 예정보다 크게 대회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개막식에는 전국에서 1만여명의 간호사들이 나란히 흰 셔츠를 입고 자리를 메워 눈길을 끌었다.
이로 인해 간호계 내부에서는 간호사들의 강력한 결집력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 분위기다.
신경림 ICN 조직위원장(새누리당)은 "이렇게 우리가 한 자리에 모인 것만으로 간호사들의 끈끈한 결집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것만으로 이 자리는 충분이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