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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겪고도 공공병원 경영효율화 강행할텐가"

발행날짜: 2015-07-09 05:39:02

"공공성 무시한 실적 중심 평가, 개선 논의 급물살 기대"

메르스 사태를 통해 공공병원의 역할이 재조명되면서 공공병원 경영효율화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감염병 환자를 수용할 격리병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던 터라 공공병원을 경영 실적으로만 평가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의 경영효율화를 요구하며 수시로 진료실적을 평가해왔다.

공공병원 경영평가를 받을 때 공공성 분야 점수가 높아도 전체 중 20~30%를 차지하는 경영실적 분야에서 점수가 낮으면 좋은 결과를 받기 힘들다는 게 지방의료원 관계자들의 불만이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또한 지난해에는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계획에 의료기관을 포함해 정부가 제시한 안을 충족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며 경영효율화를 강조한 바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 공공병원은 효율성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여론이 조성,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재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의료원연합회 한 임원은 "연합회 차원에서도 이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수년 전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이를 계기로 급물살을 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 기능을 재정립할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의료연대본부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당장 대안모색에 급급했지만 이번주를 기점으로 장기적인 개선점을 제시해나갈 생각"이라며 "공공병원의 역할 재정립과 함께 경영효율화 정책개선이 큰 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공공병원에 대한 실적평가가 무의미 하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 주말 운영위원회에서 장기적 개선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일선 지방의료원장은 과연 정부 정책의 큰 틀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모 지방의료원장은 "메르스 사태를 통해 공공병원의 역할이 재조명됐지만 그때 뿐일 수 있다"며 "또 다시 경영효율화 기조에 맞춰 경영 실적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원장은 "공공병원의 경영효율화 정책은 복지부 이외 기재부 등 각계 부처가 연계돼 있는 것으로 과연 바뀔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