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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사망·재입원률 평가 강행 소식에 병원들 '멘붕'

발행날짜: 2015-07-22 05:39:29

기준 모호한 평가지표 문제 제기 "평가 때문에 진료거부 하란 것인가"

"환자가 재입원을 원하는 데 이를 거절할 수도 없지 않나. 진료거부가 될 수 있다."

"사망률과 재입원율을 측정하는 통계 방법이 너무 어렵다. 의사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 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지난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마련한 '1차 일반질 평가 요양기관 설명회'.

제도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리기 위해 개최된 설명회지만 일선 병원들의 성토의 장으로 변해버렸다.

앞서 심평원은 상급종합병원 및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95개소를 대상으로 일반질 평가 계획을 공지하고, 사망비와 재입원율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3년여에 걸친 연구결과를 토대로 중증도보정사망비(Hospital Standardized Mortality Ratio; HSMR)와 중증도보정재입원율(Risk-Standardized Readmission Rate; RSRR)을 평가지표로 선정한 일반질 평가 모형을 개발한 바 있다.

이에 따른 본 평가는 2014년 진료분을 대상으로 후향적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평가 결과는 다른 평가처럼 병원별로 결과가 공개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 입원환자에 대한 사망과 재입원 수준을 파악해 발표하고 병원에는 질 향상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당 기관에 결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병원 관계자들은 심평원 측에 평가 지표의 문제점을 계속 제기했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병원 관계자들은 모호한 사망률 및 재입원률 평가지표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의 A병원 관계자는 "캐나다와 미국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하는데 각 나라의 사회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캐나다와 미국의 경우 암 환자와 고혈압을 보는 병원들이 다르다. 당연히 암 환자를 주로 보는 병원의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나라는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했다.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충분한 보정이 필요하다"며 "더구나 재입원률의 경우 환자가 재입원을 원하는 데 안 해줄 수도 없다. 자칫하다 진료거부에 걸릴 위험이 있는데, 평가를 온전히 '운'에 맡겨야 하는 것인데 꼭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의 B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입원한 당일 사망하면 사망률에 포함 안 되지만 몇 시간 차이로 다음 날 사망하면 사망률에 포함된다"며 "이 부분에 대한 보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병원들에게 재입원이나 사망률에 포함되는 건들에 대한 설명기회를 줘야 한다"며 "솔직히 병원으로 돌아가서 의사들에게 할 말이 없다. 어떠한 통계 기준을 가지고 재입원과 사망률을 평가한다는 것인지 모르겠고, 통계 방법도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설명회를 마련한 심평원은 후향적 평가로 진행되는 만큼 평가결과는 공개되지 않는다며, 추후 의견 수렴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심평원 이규덕 상근평가위원
심평원 이규덕 상근평가위원은 "현재 마련한 기본적인 지표는 캐나다와 미국의 것을 가지고 온 것이다. 큰 원칙은 해외사례를 지켜나가자는 것"이라며 "세부적으로 피할 수 있는 재입원과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살리자는 것이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의 사망에 대한 관리, 퇴원에 대한 관리를 지금 시점에서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심평원 나름대로 고민하겠지만 서로 협력해서 좋은 방향으로 논의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