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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엽 청문회 앞두고 복지부 실국장 인사 속내는?

이창진
발행날짜: 2015-08-17 05:37:51

이태한 실장 명예퇴직, 김원종 국장 질본행…"이해할 수 없는 인사"

정진엽 장관 후보자(내정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실국장 인사가 단행돼 배경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실장급 중 고참격인 이태한 인구정책실장이 지난 11일 2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 퇴직했다.

이태한 실장(56, 행시 31회)은 경복고 및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미국 보스톤대 경영정보학 석사 학위 등의 학력과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 복지정책관,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겸비한 이태한 실장은 보건의료정책실장 재임 시 의약단체 릴레이 방문을 통해 복지부와 보건의료계 공감대 형성 등 새판 짜기에 기대감을 모았으나, 진영 전 장관의 갑작스런 인사로 1년도 못돼 노인연금을 관할하는 인구정책실장으로 이동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보건복지부 실장은 최영현 기획조정실장(54, 행시 29회, 성균관대 사회학과)과 김원득 사회복지정책실장(55, 행시 30회, 경북대 독아교육학과),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54, 행시 31회, 성균관대 행정학과) 등 3명이다.

이 실장이 갑작스럽게 명예 퇴직한 이유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차기 장관 운신의 폭을 감안한 이태한 실장 본인의 용퇴설과 문형표 장관의 명예퇴직 종용설, 청와대 개입설 등이 회자되고 있다.

이태한 실장보다 선임인 최영현 기조실장이 미동도 없는 상태에서 용퇴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장급 인사는 대통령 발령이라는 점과 문 장관이 취임 후 실장 4명에게 '끝까지 함께 간다'는 신뢰감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청와대 개입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와대가 개입했다면 무슨 연유로 이태한 실장 명예퇴직에 관여했는지 알 수 없다.

이태한 실장 명예퇴직으로 인구정책실장은 공석이다. 현 복지부 실장은 최영현 기획조정실장과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 김원득 사회복지정책실장 등 3명(사진 왼쪽부터)이다.
분명한 것은 보건복지부 공무원 내부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는 점이다.

정진엽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24일) 준비로 정신없는 상태에서 업무력과 인간관계 등에서 후배 공무원들이 존중하는 이태한 실장의 갑작스런 명예퇴직 소식은 관료조직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현 정부의 인사행태 실망감도 배여 있다.

복지부는 지난 3일자로 국장급 전보 인사를 통해 김원종 복지정책관을 국립질병관리본부 인천공항검역소장으로, 질병관리본부 윤현덕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을 생명의과학센터장, 곽숙영 복지행정지원관을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육훈련 파견 등의 인사를 단행했다.

겉으로는 국장급 전보이나 속을 들여다보면 복지부 핵심 관료로 통하는 김원종 국장(행시 31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의 산하조직(질본) 발령인 셈이다.

보건산업정책국장과 보건의료정책관,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실장 승진 '일 순위'로 통한 김원종 국장이 일순간에 본부 대기발령과 복지정책관 이어 인천공항검역소장 등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상태이다.

이태한 실장(좌)의 명예퇴직과 김원종 국장(우)의 질본 발령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들은 서울대 사회학과 선후배로 보건의료정책실장과 보건의료정책관 시절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태한 실장과 김원종 국장 모두 청와대 잣대에서 희비가 갈렸다는 시각이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서울대 선후배로 이태한 실장이 보건의료정책실장 재임 시, 김원종 국장이 보건의료정책관으로 어느 실국장보다 호흡을 잘 맞췄다는 평가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신임 장관 후보자 발표를 전후로 국장과 실장 인사를 연이어 단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통상적으로 신임 장관이 업무파악 후 실국장 인사를 해왔다. 뭐가 급해 핵심 실장과 국장을 명예퇴직, 산하기관으로 전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