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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해외 환자…대학병원들 "어찌하리오"

발행날짜: 2015-08-20 12:06:01

메르스 여파 유치 실적 반의 반토막 "수익 지표 직격탄"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로 인해 발길을 돌렸던 해외 환자들은 돌아오지 않으면서 대학병원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진료비를 지불하는 큰 손이 이탈하면서 병원의 수익 지표에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A대병원 관계자는 19일 "메르스 사태가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해외 환자 발길이 완전히 끊어졌다"며 "문제는 사태가 진정이 됐는데도 그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A대병원은 매년 해외 환자 유치 실적이 두자리수 성장을 이뤄왔지만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달에 수백명에 달하던 해외 환자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 이로 인해 지난해 대비 손해액도 백억원이 넘어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에이전시를 쓰지 않고 순수하게 국가별 공략을 통해 입소문으로 환자가 늘어난 경우"라며 "메르스 사태로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이미지가 한순간에 부서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국내 환자들은 다시 돌아왔지만 해외 환자는 언제쯤 제자리를 찾을지 예측할 수 조차 없다는 것이 가장 슬픈 현실"이라며 "병원 수익 측면에서도 상당한 타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비단 A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 환자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B대병원은 사실상 병원 수익이 절반으로 주저 앉으며 초토화된 상태다.

해외 환자들이 차지했던 비중은 전체 병동의 10% 남짓이지만 전액 비급여로 진행되는 특성상 병원의 수입원 역할을 톡톡히 해왔기 때문이다.

B대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환자들이 당장 예약을 취소한 것도 문제지만 메르스가 언제까지 갈지 몰라 이후 예약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며 "다시 유치를 시작했지만 상황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미 발길을 돌려버린 해외 환자들이 다시 돌아오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하소연. 이로 인해 올해 농사는 다 지었다는 한숨도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다시 시작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며 "에이전시들도 유치가 어렵다며 고개를 젓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정상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며 "빨라도 내년 중반은 되어야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