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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NMC, 끝까지 함께 못해 미안하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5-09-07 05:34:55

을지대병원 이직 홍인표 교수 "중증외상 재건진료 최선"

"반평생을 같이 한 자랑스런 국립중앙의료원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가슴이 허전합니다."

을지대병원 성형외과 홍인표 교수.
지난 1일부 대전 을지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성형외과 홍인표 교수(60)는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명예퇴직 심정을 이 같이 밝혔다.

홍인표 교수는 충남의대 1982년 졸업 후 1985년 국립중앙의료원 인턴과 레지던트를 시작으로 성형외과 전문의와 과장, 진료부원장 등 30년간 의료원과 동고동락을 같이한 산증인이다.

홍 교수는 "20년 이상 보관해 온 환자들 수술결과 자료는 국립중앙의료원에 그대로 놓고 나왔다. 환자와 가족들이 의사 홍인표 보다 의료원 홍인표를 더 믿었다고 생각한다"며 "NMC, 자랑스런 그 이름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하고 나와 가슴이 허전하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홍인표 교수는 20년 가까이 국내외 구순구개열과 화상흉터, 손발 기형 등 선청형 기형 등 3000여명 소아환자에게 무료수술을 시행해 2013년 서울시의사회 한미참의료인상을 수상한 인술 전도사이다.

홍 교수는 "구순구개열 소아들은 처음 수술부터 최종 수술까지 길게 20년이란 시간이 소요된다. 그동안 수술해준 많은 어린이 환자들이 이제 젊은이로서 밝은 미소로 당당히 사회 주역이 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의사 사회에서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을지대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홍인표 교수는 "을지재단 초대 박영하 회장은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을 모토로 봉사했으며, 현 박준영 회장도 메르스로 인해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 사재 1억원을 기부했다고 알고 있다. 여기에 홍성희 이사장은 성형외과 전문의로 한 가족처럼 한마음으로 의료를 실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답했다.

성형외과 시술 관련 맥가이버로 통하는 그가 을지대병원에서 주력하고 싶은 분야는 중증외상 재건진료다.

홍 교수는 "을지대병원이 최근 대전 권역외상센터로 지정 받았다. 의외로 외상에 따른 얼굴 뼈 손상 환자들이 많은 것에 놀랐다. 중증 외상환자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최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에도 다문화가정이 많다. 이들 가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천성 기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수술을 해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인표 교수는 의대생과 전공의 교육과 관련, "성형외과를 돈 만 버는 미용성형만 생각하는 학생과 전공의들에게 재건 성형의 참뜻을 일깨워주고 싶다"면서 "선천성 기형이나 외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성형외과 의사는 그들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성형외과를 지망하는 후배의사들에게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에서 봉사하는 선배 의사들의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근무지가 서울에서 대전으로 바뀌면서 생활패턴도 달라졌다.

홍인표 교수는 "마음만 먹으면 서울에서 출퇴근 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주말부부로 사는 것이 조상 3대에 걸쳐 은덕의 선물이라는 어르신들의 덕담을 반영했다"며 "병원에서 아침과 점심을 저녁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외식하고 있다. 집사람이 밑반찬을 해오겠다고 하는 것을 극구 만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는 항상 시기와 질투, 분노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주변이나 지역에서 의사를 필요로 하고 의사로서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 사랑하며 세상을 살아가기에도 인생은 길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