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환자 대기실이 부족하고 병실공간이 협조해 환자 민원이 끊이질 않는 정형외과 병원이 있었다. 결국 개원 10년만에 20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확장, 오픈했다.
병원을 세우기만 하면 잘 돌아가던 시절의 얘기가 아니다. 잘 나가던 중소병원도 흔들리기 시작한, 지난 2005년 개원해 2015년 새롭게 문을 연 중소병원의 이야기다. 그 주인공은 예손병원.
사실 예손병원은 수부접합 전문병원 겸 관절전문병원 두가지를 동시 지정 받은 것으로 유명한 곳.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확장, 오픈하면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예손병원을 직접 찾아가봤다.
"낙후된 병원 시설 한풀이 제대로 했다"
지금까지 이 병원의 골칫거리는 늘 협소하고 낙후된 공간이었다.
하지만 무리한 투자를 했던 병원이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파격적으로 병원을 늘리는 것은 상당한 결심이 필요했다.
예손병원 경영진은 고민 끝에 최근 결단을 내렸고, 기대 이상의 반응이 돌아왔다.
일단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다. "이 병원은 다 좋은데 시설이 낙후됐다"는 환자들의 민원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성과다.
또한 병원 공간과 시설이 크게 개선되면서 의료진과 직원들의 업무 효율도 향상되면서 의료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
예손병원은 이번에 낙후된 병원시설에 대한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과거 병상간 소음에 대한 불만을 감안해 벽면은 물론 건물 위벽도 두껍게 처리했는가 하면 냉난방을 고려해 전 병상에 이중창을 설치했다.
메르스 사태를 보며 수술장 감염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음압 및 양압 시설을 각각 갖추는 등 보이지 않는 곳까지 챙겼다.
인테리어도 중요하지만 시설적인 면에 투자하는 게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게 예손병원 경영진의 생각이다.
몇년 전 환자 50만명을 돌파한 예손병원은 이를 계기로 재도약을 엿보고 있다.
"경쟁력은 특성화·센터화에서 나온다"
이쯤되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앞서 그 많은 환자들은 그동안 시설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서도 이 병원을 다닌 것일까.'
그 해답은 대학병원급 이상의 진료 세분화와 센터화에 있었다.
이것이 최근 중소병원이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병원 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예손병원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예손병원은 같은 정형외과에서도 또 다시 진료분과를 구분해 진료를 한다.
가령 척추와 무릎, 손목 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각 분야 정형외과 전문의 3명에게 진료를 받는 식이다.
현재 예손병원의 센터는 척추센터, 관절센터, 수부센터, 족부센터 등 4개로 동일한 정형외과 질환이라도 각 부위에 따라 센터를 이동하며 진료를 받는다.
대학병원도 아닌 1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이 시도하기에는 모험이지만 초기부터 이를 고수했고, 그 결과 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전문성을 부각하자 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이라는 타이틀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고집스럽게 병원을 운영해오다 보니 어느새 수술건수는 2008년 4천여건에서 2014년 7천여건을 훌쩍 넘겼으며 외래환자는 2007년 6만4천여명에서 2014년 14만 3천여명으로 급증하며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물론 초반에는 두려움도 있었다. 환자군이 적은 족부 전담 의료진 중에는 족부 환자가 없을 땐 무릎질환도 함께 진료하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손병원 김진호 대표원장 등 운영진은 "당분간 놀더라도 족부만 진료하자"고 결정했고, 그 효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타났다.
백화점식 진료가 아닌 전문화된 진료를 고집한 것이 병원 경쟁력이 된 것. 실제로 초반에는 족부질환자가 적었지만 지금은 환자가 가장 많은 센터로 성장했을 정도다.
초반에 한 자리에서 진료받는 것에 익숙했던 환자들도 센터를 옮겨다니더라도 각 분야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에 더 높은 만족감을 느꼈다.
앞으로의 과제는 정형외과 분야의 모든 수술부터 재활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병원으로 성장하는 것.
이를 위해 병원 규모를 늘리면서 진료 및 수술 이외 재활치료센터에도 신경을 썼다.
센터가 구분돼 있듯이 재활센터 내에서도 척추재활, 관절재활, 수부재활, 족부재활 등으로 구분해 전문성을 살히고 공간은 병원 분위기를 최소화하고 천장을 카페식으로 꾸몄다.
김진호 예손병원 대표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놓고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이 돼야한다"며 "진단부터 진료 및 수술, 재활까지 전 분야에 걸쳐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