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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호소하며 수억 요구…성형개원가는 요우커앓이

박양명
발행날짜: 2015-10-29 05:14:54

"방송에 얼굴까지 공개돼 부작용 의사로 낙인…중국환자 90% 급감"

지난해말부터 성형수술 후 부작용을 호소하며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중국인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성형수술 메카 강남 일대에서 성형수술을 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피해사례와 문제점, 해결책을 직접 들어봤다.|편집자주|

<상> 부작용 호소하며 거액 요구하는 중국 환자들
<하> "지금은 성형한류 과도기 시대"
#. 지난해 1월 서울 강남구 A병원은 성형 한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환자 B 모 씨에게 눈, 코, 유방확대 수술을 했다. 수술 후 이 환자는 중국 성형 관련 웹사이트에 A성형외과에 대한 감사의 글까지 게시하며 수술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한 달 후 이 환자의 태도가 돌변했다. A성형외과 상담실장에게 수술이 불만족스럽고 실패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SNS와 성형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A성형외과 측은 항공료, 숙박비까지 제공하며 재검진과 함께 불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을 개선해줬다. 하지만 환자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번에는 수술을 망쳐서 일을 못하게 됐다며 피해 보상금으로 6000여만원을 요구했다.

병원 측은 수술 결과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일방적인 피해 보상금 지급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B 씨에게 객관적 검증기관의 심사를 통해 과실이 확인되면 적법한 보상절차를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 씨는 항의를 이어갔다. 7월부터 1인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할 것이며 여차하면 자살하겠다고까지 했다.

성형외과 측은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이 환자는 벌금형 및 영업방해,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법원 출두 명령이 떨어졌지만 중국으로 귀국했다.

#. 서울 C성형외과는 2013년 7월 중국 환자 D 모 씨에게 양악 재수술 및 긴곡선 수술을 했다. D 씨는 부정교합 및 돌출입 상태였고 이미 양악 수술을 2번이나 받은 이력이 있었다. D 씨는 재발하더라도 해당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고 싶다고 했다.

D 씨가 중국 방송에 출연해 주장한 내용. 촬영마다 교합위치가 바뀌고 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진행돼 부정교합은 교정됐고, D 씨는 11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5개월 후, 지난해 3월 비대칭이 발생했다며 수술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D 씨는 5억원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올해 3월에는 중국 국영방송에까지 출연했다.

한국에서 원정 성형수술을 받은 후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겼다고 불만을 제기하며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중국인 환자 때문에 성형외과 개원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해배상금 단위도 수억원에 달하는데다 시위까지 나서며 병원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위 사례들은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 의뢰된 의료분쟁 사건이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자체 조사를 통해 관련 병원들의 수술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중국 환자를 겪고 있는 서울 강남구 E의원 F 원장에게 실태를 들어봤다.

E의원은 최근 성형수술 부작용을 겪고 있다며 6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중국 환자와 10개월이 넘도록 대립하고 있다.

중국 환자는 5년 전인 2010년 5월 F 원장한테 가슴연골로 코 재건 수술과 함께 입술에 지방을 넣어 비뚤어진 입술을 교정하고 턱 고정술을 받았다.

F 원장은 "환자는 처음 찾아왔을 때부터 중국에서 이미 코 수술을 8번 받아 코가 많이 망가져 있는 상태였다"며 "재건 수술 자리가 아물면 1년 후에 미용수술을 무료로 해주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중국환자는 수술 3개월 만에 다시 찾아와 미용 수술을 해달라고 했다"며 "1년 후에 하기로 하지 않았냐며, 지금은 안 된다고 환자를 설득해 돌려보냈다. 이후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다시 나타난 것은 올해 5월. 처음 수술받은 지 약 5년 만이다. 성형 수술 부작용을 호소하며 손해배상금으로 3000만원을 달라고 했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방송에 출연해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 부작용이 생겼다며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F 원장은 "중국 방송에 우리 의원 간판과 내 이름, 얼굴까지 나왔다"라며 "성형 수술 부작용 의사로 낙인찍힌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내가 손대지도 않은 부분까지 우리 병원에서 받았다고 주장했다"며 "해당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그가 받은 모든 수술이 우리 병원에서 받은 것으로 알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당시 수술을 떠올려 보면 손해 배상을 해야 할 정도로 수술이 잘못된 것도 아니었고, 1년 후 미용 수술을 약속했다. 몇 년이 지나서야 문제를 제기하는 것부터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과 10월, E의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중국환자.
E의원이 합의하지 않자 그 중국환자는 6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 시위를 했다. 손해배상금액도 6000만원으로 올렸다.

F 원장은 "그에게 1인 시위 대신 의료소송을 제기하거나 의료분쟁조정 신청을 하라고 했다"며 "수차례에 걸쳐 한국으로 올 비용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게 크게 어려운 게 아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연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해당 병원은 중국 환자가 90%나 급감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 병원이 중국 방송에 나간 후로 예약 취소가 줄을 잇더니 중국 환자가 90%나 급감했다"며 "가뜩이나 성형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좀처럼 회복이 안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