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부터 성형수술 후 부작용을 호소하며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중국인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성형수술 메카 강남 일대에서 성형수술을 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피해사례와 문제점, 해결책을 직접 들어봤다.|편집자주|
<상> 부작용 호소하며 거액 요구하는 중국 환자들
<하> "지금은 성형한류 과도기 시대"
"피켓을 들 게 아니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 번 합의하기 시작하면 테러단체와 합의하는 것과 똑같다."
우리나라에서 원정 성형 수술을 받은 후 만족하지 못하겠다며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중국인 환자에 성형외과 의사들이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합의 대신 적법하게 잘잘못을 따져보자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후 부작용을 호소하며 해당 병원 앞에서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M성형외과 원장은 "부작용을 호소하는 중국인들이 요구하는 배상금액의 액수가 수억원에 달한다. 합의하지 않으면 1인 시위까지 하니까 잘못한 게 없어도 합의를 선택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문제가 발생한 의료기관이 의료 사고 문제에서 떳떳하다면 배상 보험을 이용하거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이용, 경찰에 신고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밟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성형환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며 거액을 요구하는 현상은 의사소통 부재, 문화적 차이 등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I성형외과 원장은 "언어가 다르다 보니 의사소통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는 면이 있다"며 "환자는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의사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데 통역을 거쳐 대화를 하니까 의사소통에서 괴리감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K성형외과 원장은 "우리나라도 과거 성형 부작용을 호소하며 거액을 요구하고, 심하면 무력까지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정립되고 있다면, 중국의 문화 수준은 우리나라의 70~80년대라고 할 수 있다"며 "성형 한류가 너무 빨리 알려지다 보니 이런 마찰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성형한류의 과도기라고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환자와의 마찰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중국 대사관과 협의를 통해 의사회 홈페이지 중국어판에 약 200명의 성형외과 의사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 유무, 전문의 경력, 학술대회 참여율, 의료사고 경력, 법률적 제재 경력 등을 종합해 인증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점수 등을 종합해 신뢰도를 높였다.
이 밖에도 해외의료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직접 심사를 하고 있다.
성형외과의사회 윤원준 법제이사는 "지난해 중국 환자 4명이 의료분쟁 조정을 신청했는데 심사 결과 모두 환자의 과한 요구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며 "법 테두리 안에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심사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성형외과 의사들이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성형외과의사회 권영대 윤리이사는 "의사는 고도의 전문가 집단이다. 투명한 사회, 청렴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먼저 법을 지키고 투명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술 설명서에 신체 비대칭에 대한 이야기도 넣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권 이사는 "과거 제일 만족도가 높은 수술이 사각턱, 광대뼈, 유방확대, 지방흡입술이었는데 요즘은 제일 컴플레인이 많다"며 "특히 비대칭 문제를 지적하는데 정확히 대칭을 이루도록 수술을 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부위가 어떻게 비대칭인지 미리 설명하고 수술 동의서에 비대칭은 수술로 절대 해결할 수 없다는 내용을 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