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보다 더 정확한 컴퓨터의 진단이 가능한 시대, 병원과 의료시스템이 해체된 시대에 의사로 살아갈 지금의 의대생들은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19일 '의학의 미래와 의학교육의 혁신'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미래 의사를 어떻게, 무엇을 교육할 것인지를 두고 논의했다.
KAMC 이종태 교육이사(인제의대 학장)는 '유엔미래보고서 2045'를 근거로 제시하며 지금의 의과대학 교육과정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미래보고서는 노화 중지 프로젝트가 현실화되고 인류의 일부는 이미 사이보그가 차지하며 치료할 수 없으면 냉동 보존하는 미래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종태 교육이사는 "상상할 수 없는 의학의 변화를 대비해 이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해야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의학교육 방향을 전환해야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의학교육 방향은 ▲역량바탕교육 ▲통합교육 ▲지속적 탐구와 향상 훈련을 통한 전문성 계발 ▲전문직 정체성 형성 교육 ▲전문직간협력교육 등 크게 5가지.
이 교육이사는 "현재 의과대학은 저학년 때에는 임상경험이 부족한 채 기초의학만 배우고 고학년이 돼 임상실습을 할 때에는 기초의학교육이 부실해 학습효과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교육의 시작은 저학년부터 외래, 병동실습 등 과정을 통해 조기에 임상에 노출시키고 고학년에서도 기초의학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대생의 현실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임상실습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UCSF(미국 캘리포니아 의과대학)에서 시행 중인 '환자 코호트' 교육을 예로 들며 한국 의과대학 교육도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CSF에서 시행 중인 환자 코호트 교육이란, 의대생이 코호트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에서 치료가 종결될 때까지(입원부터 퇴원 후 추적진료까지)모든 과정에 지속적으로 진료에 참여하도록 한 것.
그는 "UCSF프로그램으로 교육받은 의대생들은 졸업 이후에도 환자진료에 임하는 자세가 긍정적으로 유지되는 등 학습성과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이 교육이사는 "슈퍼 컴퓨터의 도전을 받는 미래 의료환경을 대비해 전문직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형성할 필요가 있다"며 "간호사 및 의료기사 등과 콜라보 역량이 중요해짐에 따라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추진하려면 KAMC의 역활을 확대해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확산함과 동시에 개별화 교육을 위해 의과대학 교육기간 및 학점이수체계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