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후에도 의사-한의사 영역간 침범으로 싸우고 있을건가. 이제 갈등은 접고 대통합을 논의할 때가 되지 않았나."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서울의대)은 25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최근 열린 의료일원화 토론회에서 발표한 '의료일원화 추진 기본 원칙(안)'을 두고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발표한 의료일원화 기본원칙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대와 한의대 교과과정 및 면허를 통합하는 안을 논의하기로 돼 있다.
이 회장은 "이는 의료계의 일방적으로 도출한 기본안"이라며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한의계와의 합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와 한의계가 사전 의견조율 없이 발표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별적으로 만나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에 공개했더라면 한의계와의 합의가 좀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한 이윤성 회장은 의료일원화를 자극적인 용어로 갈등구도를 조성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의료일원화는 10년, 50년 이후을 내다보는 대업인만큼 의료계와 한의계 양측 모두 희생을 감수하며 통합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갈등구도로 번지고 있어 안타깝다는 얘기다.
그는 "진심으로 양측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하다"며 "이를 계기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이 회장은 '흡수통합'이라는 문구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어떤 전문가 집단이 자신들의 영역을 흡수통합 시킨다는데 동의하겠느냐"면서 "용어 자체가 갈등만 부추겨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할 수 없도록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한의계 측과 별도로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라도 한의계가 의사를 밝혀만 준다면 열린 자세로 응할 생각"이라며 협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의료일원화 완료 기간을 2025년으로 정한 것은 의대 및 한의대 교과과정을 정리하고 현재 중고교생들의 대학진학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적어도 10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통합 교육과정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한의계와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며 "양측이 합의가 안됐는데 특별위원회 구성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그는 "언제까지 의료계-합의계가 소모적 논쟁만 할 것이냐"며 "이제 미래를 내다보고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