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과목별 전공의 쏠림 현상과 정원 감축으로 의학회와 수련병원간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전공의 정원을 줄이고자 하는 학회와 한명이라도 더 전공의를 뽑고 싶은 병원의 바람이 맞물려 잡음이 나오 있는 셈이다.
A수련병원 보직자는 25일 "학회가 전공의 정원과 배정에 막대한 권력을 가지면서 불합리한 상황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아무 통보도 없이 정원을 마구 잘라대면 병원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꼬집었다.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와 인턴, 전공의 정원간 괴리를 줄이기 위한 보건복지부의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에 학회들이 자체적인 감축 정책을 더하면서 병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
실제로 외과계열 학회를 필두로 대다수 학회들은 복지부 정책과 더불어 계속되는 산아제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외과학회와 신경외과학회가 정원 감축을 선언했고 비뇨기과학회는 내년부터 전공의 정원을 50명으로 제한하겠다는 강도높은 정책까지 내놨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주명수 이사장은 "미래 수요를 고려할때 비뇨기과 전공의 수는 50명 이하로 조정이 돼야 한다"며 "병원신임위원회가 수련병원 자격을 줬더라도 기준에 미달되면 정원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퇴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들의 불만이 새어나오는 것도 바로 이러한 부분이다. 이미 전공의 감축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회까지 나서 굳이 더 줄일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인 것이다.
B수련병원 관계자는 "주당 80시간 근무제가 시행된데다 정원까지 줄어들어 가뜩이나 힘든데 학회에서 얼씨구나 정원을 더 줄이겠다고 나서니 답답한 마음"이라며 "정원과 지원 또한 수도권 쪽으로 몰리고 있어 지방병원들은 고사 직전에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회 임원들이 대부분 빅5출신들이다 보니 대형병원의 상황에 맞춰 정책이 추진되는 것 아니겠냐"며 "지방, 중소 수련병원들의 상황을 알고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학회 측의 입장은 차이가 있다. 병원의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전문가 단체로서 장기적인 인력 수급과 질 높은 수련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대한외과학회 노성훈 이사장은 "전공의를 수련의 주체가 아니라 노동력으로 보니 이러한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라며 "질 높은 전문의를 배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학회 임원들이 대형병원 출신이라 정원 배정이 불합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학회의 입장은 단호하다.
대한신경외과학회 임영진 이사장은 "정원을 감축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내가 의료원장으로 있는 경희의료원의 정원을 잘라낸 것"이라며 "대부분 대형병원들은 스스로 정원을 반납하며 지방, 중소병원들을 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주명수 이사장도 "지방 수련병원들의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50명으로 정원을 줄인다 해도 수련의 의지와 실력이 있는 곳에는 정원을 배정할 것"이라며 "이사회에서도 서울과 지방의 비율을 6대 4는 유지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