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사회와 대구시의사회가 22일 합동으로 대구시의사회관에서 개최한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저지를 위한 대표자 궐기대회에서는 대회 시작부터 추무진 회장을 향한 고성이 나왔다.
불신임 위기에 놓여있는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에 대한 시선이 시도의사회 임원들의 눈에도 탐탁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
궐기대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합동 궐기대회에는 추무진 회장이 참석했고, 경북 및 대구의사회 산하 시군구의사회 임원진들은 궐기대회 시작부터 그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시도의사회 산하 구의사회는 지역 민초 의심의 바로미터인 만큼 추 회장에 대한 여론 역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추무진 회장이 격려사를 하는 식 초반부터 의사회 산하 시군구회 임원들이 각종 의혹에 대한 질문을 했고, 결국 격려사가 5분 정도 중단됐다 재개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추 회장은 쏟아지는 질문들에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은 대법원 판례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잘 막을 것이라는 답변을 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궐기대회에 참석한 대구시의사회 A구의사회장은 "정부가 곧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추 회장은 그런 소스는 어디에서 나왔냐고 되묻더라"며 "회원들이 불안하고 모르니까 따지는 건데 해소는커녕 열심히 잘하고 있는데 왜 안 알아주냐는 식으로 말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로드맵이 다 정해져 있다고 하는데 로드맵만 있으면 다 막아지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회원들이 모르니까 불안한 것이고, 따지는 것인데 해소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서 채택 및 구호제창까지 공식적인 일정이 끝나자 추 회장은 자리를 떴고 범 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 간사를 맡은 박종률 의무이사가 회원들의 질문에 답을 대신했다.
A구의사회장은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의료일원화 문제가 맞물리면서 회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데 간사의 답변도 탐탁지 않았다"며 "조금만 세부적인 질문을 하면 간사 맡은지 얼마 안 돼 잘 모른다고 하고, 의협 의무이사 경력이 4년 됐다고 하며 회원들 화만 돋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참석자에 따르면 "이번 궐기대회는 추무진 회장과 집행부의 무능력과 무의지를 확인한 자리였다"며 "로드맵은 없었고, 정부의 의중도 제대로 꿰뚫고 있지 않았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는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 합의문(안)이 공개되면서 추무진 회장은 의료일원화를 섣부르게 추진해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까지 내주게 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추 회장 탄핵을 위한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범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 시도의사회에 지침을 내렸고, 전국 시도의사회는 22일부터 일제히 긴급 임원진 간담회를 갖고 있다. 경북의사회와 대구시의사회는 간담회 대신 궐기대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의사회 박성민 회장은 "집행부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긴급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정작 회원들은 심각성을 잘 모를 것 같아서 궐기대회 형식을 빌렸다"며 "대표자 중심이긴 하지만 회원에게 문자메시지로 공지는 했다"고 말했다.
경북의사회와 대구시의사회는 합동 궐기대회에서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허가 계획을 즉각 중단 ▲불합리한 대한한의사협회 지원 즉각 중단 ▲무책임한 관치의료 즉각 철회 ▲한의협은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 즉각 철회 등을 담은 성명서를 채택하며 대정부 투쟁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