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권회수 쓰나미가 대웅제약을 덮쳤다. 높이도 어마어마하다. 초대형 3개 품목이 갑자기 품을 떠나면서 대웅제약은 연간 2500억원 안팎의 처방액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2500억원은 대웅제약 덩치에서 3분의 1 수준이며 국내 제약사 15위 정도의 1년 매출액과 맞먹는 수치다. 제품은 연매출 650억원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1200억원 DPP-4 억제 당뇨병약 '자누비아'군, 700억원 고지혈증복합제 '바이토린'이다.
판권 회수 쓰나미. 어찌보면 자사 제품이 아닌 타사 상품을 가져와 파는 제약사(대부분 국내사)의 비애와도 같다. 다국적사 입맛에 맞지 않는 순간 계약은 종료되기 일쑤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도 탓할 수 없다. 비지니스 세계에서 이해관계가 맞지 않다면 갈라서는 것이 이치다. 판권 해지 과정에서 주로 갑인 다국적사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다.
국내사는 코프로모션을 더 이상 외형 유지 수단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이상의 것을 봐야 한다. 다국적사를 통한 수출 활로 모색이라든지 신약 개발 및 마케팅 노하우를 뽑아내야한다. 그렇게 자생력을 키워야한다.
올해만 8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로 업계 이정표를 세운 한미약품은 이를 입증했다. 단순히 매출 증발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의 코프로모션은 판권회수 쓰나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대웅제약은 최근 SGLT-2 억제제 '슈글렛'과 먹는 항응고제(NOAC) '릭시아나'를 도입했다. 두 약 모두 거대 품목 DNA를 갖고 있다. 판권 회수 충격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판권회수와 관련된 대웅제약의 대처다.
"대웅제약이 공들여 놓은 제품을 무자비하게 회수해가는 MSD를 응징하기 위해서도 꼭 대체 품목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내 공문 내용이다.
물론 한 글귀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 다만 판권 회수를 억울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또 다른 도입신약으로 막겠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는 엿보인다. 판권회수 쓰나미에 직면한 대웅제약. 이 회사가 같은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도입 신약이 단순히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