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는대로 정답이다." "선배님은 이미 의사!" "강원의대 합격률은 올해도 백프로라 전해라"
소한이 지나며 영하로 떨어져 버린 날씨도 후배들의 모교 사랑을 얼리지는 못했다.
7일 제80회 의사국가시험이 치러지는 잠실고등학교 앞에는 새벽부터 선배들의 선전을 응원하기 위한 후배들이 모여들었고 속속 시험장으로 입장하는 선배들을 향한 격려의 손길이 이어졌다.
이제 막 동이 틀 무렵 각 의대에서 모인 학생들은 속속 선배들을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영하의 날씨속에서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입은 후배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펴며 선배들에게 전할 핫팩과 커피를 준비했고 각 의대에서 출발한 버스가 들어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국시 합격을 응원했다.
신세대 학생들을 대변하듯 과거 커피믹스를 종이컵에 따라주던 풍경은 사라졌다. 각 의대 학생회는 커피머신을 준비하고 그 자리에서 원두커피를 내리며 선배들에게 전달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 패러디도 빼놓지 않았다.
각 의대에서 준비한 플랭카드에는 '합격률 백프로라 전해라', '재수는 없다고 전해라' 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전해라' 멘트가 빠지지 않았다.
일부 의대에서는 첨단 기계도 준비했다. 선배들에게 전해줄 김밥과 음료수가 행여 차가워질까 온열기를 준비한 CHA의전원 학생들은 선배들이 들어올때마다 온열기를 열어 따뜻한 김밥과 음료수를 전했다.
하지만 과거 꽹가리와 북을 치며 선배들을 응원하던 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번쩍이는 조명과 현란한 응원도구도 없었다.
주민들의 불편함과 시험 준비에 집중해야 하는 선배들을 위한 배려였다.
한 의대 학생회장은 "본과 1학년때 응원전에 나설때만해도 각 의대들이 경쟁적으로 화려한 응원전을 준비했었다"며 "하지만 선배들이 오히려 시험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의견들이 있어 간단한 선물을 드리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의대들도 아마도 같은 생각으로 조용한 응원전을 준비한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마음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국시 수험생들이 모두 입장하고 어느덧 시계가 8시 30분을 가리키자 시험장 주변은 언제 그랬냐는듯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변해있었다.
수험생들은 여전히 두툼한 책들을 꺼내들고 막바지 준비에 나섰고 후배들은 조용히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됐다.
시험이 시작된 9시 이윽고 고사장은 출입이 통제됐지만 후배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선배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한편, 제80회 의사국시 필기시험은 7일부터 8일까지 서울 등 전국 주요 6개 지역, 7개 시험장에서 총 3279명이 응시한다.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는 필기시험과 이미 시행된 실기시험 결과를 종합해 오는 21일 국시원 홈페이지(www.kuksiwon.or.kr) 와 모바일 홈페이지(m.kuksiwon.or.kr)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