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에볼라 의료진 파견, 메르스 사태, 다나의원 사태 등을 겪으며 쉼없이 달려온 의료계가 신년하례회를 통해 올해의 키워드로 乘風破浪(승풍파랑, 파도를 헤쳐나가자)을 꺼내들었다.
반면 내빈으로 참석한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의료분야에서 IT 기술과 결합해 국민들이 보다 편하게 의료를 이용하도록 디지털 헬스케어를 확산하겠다"고 언급해 사실상 올해 역시 원격의료를 화두로 한 격한 파도에 의료계가 휩싸일 것이란 전망을 보탰다.
7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한국여자의사회, 서울특별시의사회는 공동 주최로 나인트리 컨벤션 3층에서 201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인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병원협회 박상근 회장, 한국여자의사회 김화숙 회장,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을 비롯, 복지부 정진엽 장관, 조찬휘 약사회장, 국립중앙의료원 안명옥 원장, 대한제약협회 이경호 회장,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도 참석했다.
먼저 추무진 의협 회장은 지난해를 "쉼없이 달려온 한해"로 서두를 뗐다.
그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에볼라바이러스병 의료진 파견 및 귀국, 보건의료규제기요틴, 네팔 대지진 구호활동에 이어 메르스 사태가 연이어 우리를 강타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메르스는 국가적으로나 의료계 내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며 "우리 회원들이 보여준 목숨을 아끼지 않는 헌신과 희생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면에 17년 만에 의사 출신 장관 취임이라는 의료계의 경사도 있었다"며 "병·의원에서 금연치료 시행, 민간의료기관 이관 독감 예방접종 사업 시행, 15년만의 차등수가제 폐지와 전공의 특별법 제정 등의 결과물도 나타났다"고 고평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뒤로하고 올해는 '국민을 위한 바른 의료' 정착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 추무진 회장의 판단.
추무진 회장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 등 전문가 단체와 합의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올해에는 보건의료 현안에 대해 국회, 정부, 의료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고 논의하는 협력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박상근 병원협회 회장은 지난해와 같은 파도가 닥칠 것이라며 서로 똘똘 뭉치자는 제안을 곁들였다.
박 회장은 "지난해 신년 교례회에서 정의로운 의료환경 구현이라는 소망을 말씀드린 바 있지만 여전히 그 소망은 현실화 되지 못하고 오히려 많은 의료인들이 의료현장에서 좌절하고 있다"며 "2016년에도 우리 의료계에는 헤쳐 나가야 할 많은 과제가 밀려올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2016년에는 부디 의료공급자를 위한 보장성 강화와 배려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병원이 건강해야 양질의 의료를 수행 할 수 있으며, 국제 경쟁력을 갖추어 국부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의료계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거친 파도를 헤쳐 왔던 것처럼 올해의 파도도 슬기롭게 헤쳐나가자는 것이 그의 제안.
박상근 회장은 "2016년에도 거친 파도는 쉴 새 없이 밀려 올 것이다"며 "우리 모두 하나로 뭉쳐 거센 바람을 타고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 원대한 뜻을 이루는 乘風破浪(승풍파랑)의 한해를 맞이하자"고 촉구했다.
반면 내빈으로 참석한 정진엽 장관은 연이은 의료 산업화와 디지털 헬스케어 발언으로 의료계의 '파도'를 예고했다.
정 장관은 "오늘 정보통신 기술을 매우 빠르게 발달해 경제 사회 각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의료 분야에서도 IT 기술과 결합해 국민들이 보다 편하게 의료를 이용하도록 디지털 헬스케어를 확산하겠다"강조했다.
그는 "의사와 의료인 간 응급원격협진과 도서벽지 군부대 원양선박 등 의료추약지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확산해 의료복지를 실현하겠다"며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진료의 효율성과 의료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그간 복지부가 내세운 원격의료 추진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셈.
정진엽 장관은 "2017년까지 외국인 환자 50만명을 유치하고 5만여개 청년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료서비스 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이 매우 크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서비스 산업이 보다 발전하도록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지원하겠다"며 "의료계에서도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의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정부의 의료산업화 의지에 협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