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접수와 수납, 이를 위한 대기공간으로 채워지던 병원 로비가 변화하고 있다. 특수 유리로 환자들의 안정을 도모하고 E-도서실로 지루함을 없앤다.
어린 환아들을 위한 놀이방도 구비되고 원내에 있는 환아들을 위한 생일파티장도 꾸려진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만들고 있는 병원 로비의 모습이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최근 어린이병원과 제중관 사이에 병원 로비를 겸한 문화휴식공간 조성 공사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한상원 어린이병원장은 9일 "병원은 이제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이 아니다"며 "어린이병원의 특성에 맞춰 진정한 휴식과 힐링 공간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진행하는 로비 리모델링 공사는 단순한 병원 로비와는 확연하게 차별화된다.
우선 재활병원을 통해 내려오는 차량과 사람들이 병원 내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하고 특수 유리까지 달아 환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안정을 도모했다
또한 모든 이동 공간에 캐노피를 설치해 비가 오거나 햇빛이 강한 날도 부담없이 이동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또한 환자 중심으로 변경된다. 어린이병원에 유모차를 끌고 오는 보호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32인승의 초대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로 한 것.
한 병원장은 "어린이병원은 환자 특성상 성인보다 움직임이 많고 보호자 또한 2~3명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맞춰 공간을 재구성하는데 힘썼다"고 전했다.
이번 리모델링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E-도서실이다. 세계적인 게임회사 블리자드의 참여로 E-도서실이 꾸며진 것. E-도서실에서는 아이패드 등을 통해 맘껏 전자책과 문화컨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어린이 환자의 눈높이에 맞춘 영화상영관은 물론, 환아들의 생일파티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환아들을 위한 배려다.
대부분 병원이 로비를 1층에 배치하는 것과도 차별성을 뒀다. 1층에 로비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2층에도 휴게공간을 확보해 움직임이 많은 어린이들을 배려한 것이다.
한상원 병원장은 "병원의 가장 중요한 진료 공간을 줄이면서까지 이러한 공간을 마련한 것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진료를 봤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어린이병원의 뜻은 기부자들의 따뜻한 온정이 있어 가능했다. 실제로 어린이병원 로비 조성 공사는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기부 목표금액을 달성했다.
크라운제과, 가수 싸이 등이 수억원에 달하는 고액을 기부했고 블리자드가 E-도서실 구축과 운영을, 간삼건축이 설계를 제공하는 등 재능 기부도 이어졌다.
한 원장은 "단순한 환자가 아닌 아이들의 삶을 지지할 수 있는 병원으로 치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통해 소통하며 환자들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쉼과 문화가 있는 어린이병원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