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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총 "한의협, 선무당 사람잡는 격 스스로 증명했다"

손의식
발행날짜: 2016-01-13 12:00:55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의 앞서 한방 유효성·안전성부터 검증해야"

전국의사총연합은 최근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의 골밀도 측정 시연을 두고 "선무당이 사람잡는 격을 한의협이 스스로 증명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12일 한의협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월 말까지 정부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시 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헌법소원까지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한의협 김필건 회장은 초음파와 X-ray까지 사용할 수 있다며 초음파를 이용한 골밀도기를 이용해 직접 골밀도 측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필건 회장은 29세 남자의 발목 부위의 골밀도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 후 이렇게 어렵지 않은 행위를 한의사들이 하려고 하는데 정부와 의사들이 이를 하지 못하게 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전의총은 13일 성명서를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골밀도초음파 시연을 통해 한의사들은 현대의료기기를 진료에 사용할 능력이 전혀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이런 식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라면 국민건강에 심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게 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한의협 회장은 측정부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종골(발뒤꿈치뼈)과 같은 뼈 조직을 언급해야 함에도 아킬레스건을 중심으로 한 부위를 측정했다고 말해 측정 부위에 대한 정확한 지식 없이 검사를 시행했음을 보여줬다"며 "29세 남자의 골밀도라고는 믿기 힘든 -4 이하의 T-score와 Z-score 결과치를 보여주면서 나이와 성별을 고려했을 때 비정상적인 검사 결과를 보고도 기계 오류나 측정 오류 등을 의심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50세 이하의 남성은 Z-score를 통해서 골밀도를 판명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T와 Z score 모두 만약 오류가 아니라고 한다면 골다공증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를 보였음에도 골다공증이 진행한다고 했다가 기자가 정확한 진단명을 다시 묻자 골감소증이라고 말하며 아주 기본적인 의학 지식조차 없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낮은 골밀도는 칼슘보충 및 골형성촉진을 위한 약물 투여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인도 익히 아는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조혈 조직인 골수를 보충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언급해 현대 의학적인 지식이 전혀 없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전의총은 이 날의 시연이 만약 실제 임상에 그대로 적용된다면 그 결과는 실로 끔찍하고, 이로 인해 국민들이 입게 될 피해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전의총은 "대놓고 자신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한 시연에서조차 수준 미달, 나아가 국민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스스로 고백한 한의사들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일인가"라며 "만약 이 기자회견을 보고서도 정부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다면 이것은 정말로 정부가 국민건강을 의료기기업자의 이익만을 위해 팔아 넘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전의총은 한의사들이 과학을 통해 만들어진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제대로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다시 배우고 의사면허를 취득하라고 촉구했다.

전의총은 "정부도 더 이상 비과학적인 한방 치료에 국민들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현 상황을 방치하는 직무유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토록 하는 논의 이전에 세계의사회에서 권고한 대로 무분별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제한은 물론, 차제에 한방 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오로지 국민건강을 위해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이번 한의협의 기자회견 및 골밀도초음파 시연을 통해 한방원리에 근거한 진단과 치료의 결과를 과장코자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것이 한의사들의 숨은 의도일 것이라는 전국의사총연합 등 의료단체들의 우려가 기우가 아님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기 전에 한방 진단 및 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먼저 검증해야 선무당이 사람 잡는 식으로 국민건강에 위해가 되지 않는 것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