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라이벌 제품이 많은 제약사가 있다. 어찌보면 불운이지만 남들이 갖지 못한 뛰어난 품목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메디칼타임즈는 연초 '라이벌은 내 운명'이라는 주제로 제약사별 경쟁 관계를 시리즈 형태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GSK 일부 제품에는 2인자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백신 부문은 더 그렇다. 경쟁자와 GSK 제품 간에 김연아 vs 아사다 마오 공식이 성립될 정도다.
폐렴구균백신 13가 '프리베나(화이자)' vs 10가 '신플로릭스(GSK)', 자궁경부암백신 4가 '가다실(MSD)' vs 2가 '서바릭스(GSK)'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효능·안전성 비교가 아닌 국내 및 글로벌 처방액 기준에서다.
GSK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폐렴구균 및 자궁경부암 백신 모두 개발이 어려워 GSK 외 1개 백신밖에 없지만 하필이면 그 경쟁자가 김연아였기 때문이다. 두 백신 모두 예방 커버리지에서 라이벌에 밀렸다.
경쟁자와 함께 NIP(국가예방접종사업)에 들어간 '신플로릭스'나 곧 합류할 '서바릭스' 모두 전문가로부터 효능과 안전성에서 입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GSK는 벌어진 시장점유율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GSK는 유독 경쟁자가 많다. 로타바이러스백신 '로타릭스(GSK)'와 '로타텍(MSD)', 먹는 탈모약 '아보다트(GSK)'와 '프로페시아(MSD)', HIV/AIDS 3제 단일복합정 '트리멕(GSK)'와 '스트리빌드(길리어드)' 등도 그렇다.
신기하게도 시장 경쟁자가 단 하나이거나 극소수인 경우가 많다. 경쟁에서 밀리면 크게 비교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GSK가 2인자 꼬리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4가 독감백신(유정란 방식)은 현재 유일하게 출시된 천상천하 유아독존 제품이다. 최근 경쟁자(유정란 녹십자, 세포배양 SK케미칼)가 출현했지만 발매 시기, 적응증 범위 등에서 앞선다.
같은 공정 방식인 녹십자는 19세 이상으로만 접종이 한정되지만 GSK는 청소년은 물론 3세 이상 소아 적응증까지 확보하고 있다.
"2인자 수모 안긴 MSD…조금만 기다려"
개발 중인 대상포진백신은 여러 제품에서 2인자 꼬리표 수모를 안겼던 MSD를 정조준한다.
최근 GSK는 자사 대상포진 후보백신이 70세 이상 성인 대상 주요 3상 임상 연구(ZOE-70)에서 위약 대비 90% 예방효과(95% 신뢰구간: 84-94)를 보여 연구의 1차 목표를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올초 발표됐던 50세 이상 성인 대상 3상 임상 연구(ZOE-50)와 일치한다.
전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대상포진예방백신 MSD '조스타박스' 예방 효과는 50%를 조금 웃돈다. GSK 백신이 주목받는 이유다.
단 '조스타박스'는 생백신, GSK HZ/su은 사백신이다. 또 국내서 '조스타박스'는 1회 접종으로 허가받았다. HZ/su 97.2% 예방 효과는 2회 접종시 위약군 대비 수치다. 여기에 임상 대상 등도 달라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다.
1일 1회 COPD 치료 LAMA+LABA(지속성 무스카린 길항제+지속성 베타2 항진제) COPD 복합제도 마찬가지다. '아노로 엘립타(유메클리디늄+빌란테롤)'는 이 분야에서 지난해 2월 가장 먼저 급여화에 성공했다.
이후 노바티스 '조터나 브리즈헬러(글리코피로니움+인다카테롤)'와 베링거인겔하임 '바헬바 레스피멧(티오트리피움+올로다테롤)'이 보험 및 허가를 받았지만 GSK는 선두 주자 이점을 살린다는 방침이다.
다국적사 PM은 "GSK는 유독 라이벌 제품이 많다. 그것도 시장에서 1대1 대결이 많다. 한때 B형간염약 시장을 주름잡았던 제픽스와 헵세라도 일례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다소 경쟁자에 밀린 감이 있었지만 신제품 등을 보면 업셋이나 시장을 주도할 제품도 눈에 띈다. 어떤 전개가 펼쳐질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