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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 발병기전 규명…표적치료제 개발 청신호

발행날짜: 2016-01-26 08:49:10

배상철 교수팀, 1만 7천여명 대규모 환자 유전변이 분석

국내 의료진이 루푸스 발병기전을 밝혀내 표적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루푸스는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고 증상도 다양해 '천의 얼굴'이라 불리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이하 루푸스)'를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10개)를 규명하고, 기존 루푸스 치료제 외에 루푸스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제까지 찾아내, 향후 진일보한 루푸스 맞춤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배상철 교수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팀의 이 같은 결과는 세계적 유전학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인용지수=29.352)에 ‘High-density genotyping of immune-related loci identifies new SLE risk variants in individuals with Asian ancestry’라는 제목으로 1월 25일자에 실렸다.

배상철 교수팀과 미국 오클라호마 의학연구재단(OMRF)이 공동으로 주도하고,국내외 대학병원 다수가 참여했다. 총 1만7000여 명의 대규모 한국∙중국∙일본 루푸스 환자군과 정상군의 면역 유전자의 유전변이를 면역칩(Immunochip) 플랫폼 기술을 통해 고밀도로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에 보고된 46개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유전변이에서 질병연관성을 재확인했고, 10개의 새로운 유전자의 유전변이와 루푸스 질병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10개 유전자: GTF2I, DEF6, IL12B, TCF7, TERT, CD226, PCNXL3, RASGRP1, SYNGR1, SIGLEC6).

오랜 기간에 걸쳐 밝혀진 루푸스 유전자 수가 46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를 동시 발견한 이번 연구는 루푸스 유전성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게 되어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후성유전적(epigenetic) 특징과 유전자발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규명된 유전자에 존재하는 유전변이 가운데 질병 발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능성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또한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가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발현되고, 유전변이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어 여러 면역 기전에 관여함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새롭게 규명한 루푸스 유전자 10개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치료약제 56개도 새롭게 밝혀냈다.

이 약제들은 기존 루푸스 치료약제를 포함해 다른 질환 치료약제들로, 예를 들면 유전자 GTF2I는 혈액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이마티닙(imatinib)과 시스플라틴(cisplatin)에 의해 유전자 활성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치료약제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최신 전략인 ‘약제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개념을 루푸스 치료에 적용해 루푸스 유전자를 표적물질로 조절하는 효과적인 약제를 신속히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신저자인 배상철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는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생기는데, 이번에 찾은 유전변이로 전체 루푸스 유전성의 24%까지 규명돼 루푸스 발병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함과 동시에 새로운 약제 개발에 대한 단초를 제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포함한 유전적으로 유사한 동아시아 인종에서 얻어낸 결과로, 향후 한국인 루푸스 환자의 맞춤치료에 응용할 수 있어 그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