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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질본 의사 공무원들 "징계 명찰 차고 근무한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6-01-28 05:00:56

감사원 처분 대상 간부진 정상 출근 "개별 소송 가능성 배제 못해"

"인사혁신처 결정이 날 때까지 사실상 징계 명찰 차고 근무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한 의사 공무원은 27일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이후 달라진 본부 분위기를 이 같이 전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4일 '메르스 예방 및 대응실태' 감사결과를 통해 보건복지부 2명과 질병관리본부 12명, 보건소 2명 등 총 16명 공무원을 대상으로 징계처분을 주문했다. 이중 정직 이상 중징계는 9명이다.

이중 중징계 대상자 대다수가 양병국 본부장과 권준욱 보건공공정책관 등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소속 의사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의 중징계 공무원들 처분 경감 노력 발언 이후 질병관리본부 분위기는 달라졌을까.

정진엽 장관은 지난 19일 청와대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인사혁신처에서 최종 결정이 나야 하나, 중징계는 직위해제 상태로 장기화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사혁신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은경 본부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센터장과 과장 등 간부진 모두 정상 출근 중인 상황이다.

질본 관계자는 "감사원 징계처분이 개인별 전달돼 정확하지 않으나 아직까지 인사혁신처 징계위원회가 소집됐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면서 "처분 대상으로 거론 중인 간부진 모두 평상시와 동일한 출근을 하고 있다. 처분이 확정될 때까지 징계 명찰을 차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내부의 무거운 분위기를 전달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은 보고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어 징계를 주문했지만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에 대한 명확한 대응 근거와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기존 지식을 토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병상이나 병원 폐쇄 등 과잉대응은 공무원 단독으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당시 현장에 투입된 의사 공무원들의 답답한 심정을 표현했다.

질본 다른 의사 공무원도 "주요 간부진 처분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인력 공백으로 본부 자체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하고 "본부장 임명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마저 늦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진엽 장관은 지난 19일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른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핵심 인물들의 중징계에 대해 처분 경감을 위해 관련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징계가 결정된 후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공무원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선 인사혁신처 징계위원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소두증 신생아 출산 가능성이 제기된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임신부 여행 연기와 법정감염병 지정 검토 등 방역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