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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화이자 운명 '리피토' 아니면 '비아그라'처럼

이석준
발행날짜: 2016-02-01 05:05:36

라이벌은 내 운명③한국화이자제약

유독 라이벌 제품이 많은 제약사가 있다. 어찌보면 불운이지만 남들이 갖지 못한 뛰어난 품목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메디칼타임즈는 연초 '라이벌은 내 운명'이라는 주제로 제약사별 경쟁 관계를 시리즈 형태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2016년 한국화이자제약은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또는 '비아그라(실데나필)' 운명에 직면했다.

주요 제품이 특허 만료되면서 고지혈증약 '리피토' 성공 신화를 재현할지 아니면 여느 오리지널처럼 복제약 후 처방액이 급감하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신세에 놓일지 갈림길에 서 있다.

화이자 주요 제품 및 라이벌 품목 현황.
300억원대 대형 품목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등 TNF 알파 억제제 '엔브렐(에타너셉트)'은 지난해 12월 얀센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애브비 '휴미라(아달리무맙)' 등 기존 라이벌에 새 경쟁자를 맞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놓은 '브렌시스'가 그것인데 첫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다. 이 제품은 최근 유럽 최초 허가를 받으며 처방에 근거를 더했다. '엔브렐' 압박 무기를 장착한 것이다. 국내 판매는 한국MSD가 맡는다.

600억원 규모 COX-2 인히비터 NSAID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쎄레콕시브)'도 작년 6월부터 복제약 공세를 겪고 있다.

여기에 같은 기전 크리스탈지노믹스 개발·동아ST 판매 '아셀렉스(폴마콕시브)'와 1일 2회 제형으로 돌아온 또 다른 NSAID 대원제약 '펠루비CR(펠루비프로펜)' 등 국산 신약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고전하는 모습이다. '쎄레브렉스' 2015년 처방액은 526억원으로 전년(674억원) 대비 21.96% 줄었다.

단 제네릭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값이 30% 인하되는 만큼 처방액이 줄었다고 처방량도 비례해서 감소한 것은 아니다.

특허만료약 모범답안으로 불리는 '리피토'도 올해 만만찮은 도전을 받는다. 영원한 라이벌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는 물론 '에제티미브' 특허만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스타틴과 합쳐서 '리피토' 아성에 도전한다.

현재 '바이토린(심바스타틴)', '아토젯(아토르바스타틴)', '로수젯(로수바스타틴)' 등이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장착하고 호시탐탐 '리피토' 영역을 노리고 있다. 이들은 LDL-C 수치를 낮추면 낮출수록 좋다는 '바이토린' 임상(IMPROVE-IT)을 처방 근거로 무장했다.

"엘리퀴스, 챔픽스 황금알 낳는 거위될까"

화이자가 특허만료 등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대 품목 DNA를 가진 먹는 항응고제(NOAC) '엘리퀴스(아픽사반)'는 실제 대형 제품으로 가기 위해 2016년을 맞이한다. 아직은 '자렐토(리바록사반)', '프라닥사(다비가트란)' 등 기존 제품에 처방액이 밀리고 있지만 성장률 만큼은 단연 1위다.

2월 또 다른 NOAC '릭시아나(에독사반)' 출시로 포스트와파린 4파전이 됐지만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처방액은 달라질 수 있다. 아직 특출나게 시장을 선점한 NOAC이 없다는 점에서 영업 능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금연 정책으로 지난해 단숨에 200억원을 넘긴 '챔픽스(바레니클린)'는 화이자 효자 품목이다. 기존에는 전력 외 처방약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당당히 회사의 주축이 됐다.

최근 금연치료 급여화 유보 소식이 전해졌지만 복지부는 금연치료 실적추이를 보면서 제품 급여화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환급형 위험분담제(RSA, 리스크쉐어링)로 급여 적용이 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잴코리(크리조티닙)'와 최근 복제약은 통증 치료에 쓰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을 얻어낸 간질 및 통증치료제 '리리카(프레가발린)'도 2016년 화이자를 지탱할 품목으로 꼽힌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화이자는 특허 만료 등으로 주요 품목이 라이벌과 경쟁에 직면했다. 리피토 신화를 재현할지 비아그라 신세가 될지 주목된다. 엘리퀴스는 거대 품목 성장 요인을 갖고 있다. 다만 공동 판매사 BMS와의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