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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치고 술먹는 동문회는 가라" 경희의대 파격 행보

발행날짜: 2016-02-15 05:05:40

전국 최초 학술대회로 진행…"친목과 학술 모두 잡겠다"

특급 호텔에서 식사를 마친 뒤 뒷풀이로 이어지던 의과대학 동문회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시작은 경희대 의과대학이 끊었다.

동문회를 종합 학술대회로 탈바꿈하며 친목과 학술 두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올린 것. 참석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경희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동문회는 14일 롯데호텔에서 정기총회 및 신입 동문 환영회를 개최했다.

이번 동문회가 눈길을 끄는 것은 경희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종합 학술대회와 병행해 진행했다는 점이다.

오후 늦게 간단하게 사업보고를 마친 뒤 식사를 하고 뒷풀이로 이어지던 과거 행보에서 벗어나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학술대회를 진행하며 점심시간을 이용해 총회를 진행한 것.

이송 동문회장(서울성심병원)은 "경희의대가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며 "50년을 이어온 만큼 이제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의과대학으로서 학문을 공유하고 경희의대의 경쟁력을 대외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전국 최초로 동문회를 학술대회와 병행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비만과 노화, 항노화 등의 주제 발표는 물론,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보험급여과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동문 공무원들을 초대해 정책 기조에 대해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송 경희의대 동문회장
새로운 시도에 동문들도 크게 호응했다. 사전 등록만 500여명을 넘어서며 여느 학술대회 못지 않은 사람이 몰렸고 타 대학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등록한 의사들도 많았다.

이로 인해 과거 각 기수 동창회장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정기총회도 수백명의 회원들이 참석하며 어느 때 보다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송 동문회장은 "단순히 동문회에 관심을 모아달라고 호소해봐야 누가 귀를 기울이겠느냐"며 "동문들이 자연스레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학술대회에서 새로운 지견을 익히고 동문들도 볼 수 있으니 당연히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동문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경희의대·의전원 동문회는 동문들의 힘을 모아 장학사업 등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문들이 더 많이 모이는 만큼 재정 또한 튼튼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현재 경희의대 동문회에서 후배들을 위해 매년 2억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오랜 역사와 많은 동문을 지닌 서울의대, 연세의대에 뒤쳐지지 않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의대 발전을 위해 강의동 신축과 의대 리모델링 등에도 20억원 규모로 지원을 할 계획에 있다"며 "바람직한 동문회의 역할을 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